한국일보

우리 수준의 현주소

2016-03-05 (토) 한재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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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독교인으로서 목사로 부름 받고 한 교회를 성도들과 함께 개척하여 28년 목회를 마감하고 은혜 속에 무사히 은퇴 했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기독교인이 있어 낯부끄럽다.

우리의 삶에는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반적 수준에 맞는 상식이 필요하다. 종교인이든 사회인이든 우리는 어디에 있던지 한국인의 얼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살아야 할 일이다. 특히 기독교 신앙인은 사회에서 기대하는 수준이 높다. 그래서 기독교인의 책임이 크다. 이런 수준은 교육이나 환경이 가져다주지 않는다. 자신의 책임하에 본인이 만들어가야 할 몫이다.

요사이 한국에는 ‘갑질’ 이란 단어가 생겼다. 있는 자가 자기 권리를 남용해서 생기는 결과에 의해 나온 말이다. 가질수록 겸손하고 바른 자세가 필요한데 이들은 자신의 소유를 자기만의 절대가치로 생각하고 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서로간 협력의 산물이므로 새로운 가치와 수준이 세워지는 깊은 맛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깊은 사고 속에서 생각과 말, 행동이 나와야 바른 말과 행동이 나온다.


우리는 이제 자기가 속한 자리에서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수준 높은 삶을 살도록 자신을 지키도록 힘쓰자. 최첨단 과학의 결정체인 비행기를 사가지고 가면서 돼지 머리를 놓고 콧구멍에 100달러짜리를 꽂아놓고 절하며 고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저들의 수준이 어디에 와있는가 생각해 보았다. 얼마 전 한국 국회에서도 여당의원들이 국운을 비는 궂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참으로 한국정치인의 수준이 이것 밖에 안 되는가 어이가 없었다. 정치인이든, 각료들이든 그들의 얼굴에서 어떤 용기나 희망, 미래가 안 보인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열매가 맺듯 자연스런 인간의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우리도 새봄과 함께 우리 삶의 수준과 격을 올려보자. 우리의 현주소를 찾고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며 채우고 고쳐야 할지 냉철하게 생각해보자. 이는 하루 이틀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원인을 찾아서 바로 고치고 환경을 바꾸어가야 한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남을 배려하고 앞세우는 가치관이 필요하다. 우리민족은 순수한 정신과 건전한 생각, 사려 깊은 얼을 지닌 민족이다. 우리에게는 힘든 삶 중에도 인내하며 환경을 이기는 역전의 지수(RQ)가 필요하다. 현대인은 IQ나 EQ를 찾는데 앞으로는 역전의 지수를 찾아 살아야 한다. 그러면 삶의 격이 달라진다. 그리고 서로 돕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이 넘칠 것이다.

우리의 현주소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대체로 낮은 수준임을 자인하자. 이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이는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나 자신부터 시작하자. 시간이 걸려도 꼭 이루어 가야 할 일이다.

우리의 후손에게 값진 유산, 한국인의 얼을 남기어 줌으로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희생의 제물이 되도록 하자. 우리 모두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다.

<한재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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