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장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자

2016-03-04 (금) 토마스 리(요식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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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가에서 판결이 부당하다 생각해서 항소를 하는 건 자유 의지에 따라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러나 한인회가 민승기 회장의 사업체도 아니고, 집안 송사도 아니기에, 항소 전에 한인들의 체면도 좀 생각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원인과 과정은 제쳐 두더라도 이번에 집안싸움의 추태를 타민족에게 보인 것은 어쩌면 김민선 회장도 같은 책임이 있다고 본다. 특히 민 회장이 이번에 판결을 한 판사가 퇴직 후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 위해 부당한 판결을 했다고 주장하며 항소를 하겠다는 발표를 듣고,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미국의 사법부가 그렇게 부패 되었다고 믿지 않는 나에겐 한인회 법정 싸움만큼이나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을 하였다.


한인회라는 단체는 무슨 이익을 창출해야 되는 사업체도 아니고, 군대 조직도 아니기에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내가 해야 된다는 신념이나, 고집은 참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 한다. 많은 주위 분들도 이야기 하였겠지만, 한인들은 지금 회관 건물 안정화나, 한인회의 이익 추구, 그리고 무슨 무한 발전을 원하는 게 아니다.

지난 1년간 우리 집안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 가서 치고 박고 싸우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보면서, 또 법원에서의 공방전을 타 민족들에게 보이는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추할지 하는 생각을 나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젠 민 회장이 옳고 그르고, 김 회장이 맞고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라, 어쨌든 법원 판결이 일단 나왔으니 거기에 순응하는 것이 현 한인회장이 해야 될 도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민 회장이 생각하기에 한인들이 모르는 부당한 것도 있을 수 있다. 한인회 회장직은 그저 봉사직일 뿐이다.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마음, 그것뿐이다. 항소를 해 가면서 까지 이겨서 뭐 하겠는가? 이런 태도는 김 회장도 마찬가지로 가져야 된다.

작년부터 일어난 민 회장의 한인회에 대한 태도는 한인들은 안중에 없고 오직 ‘나 자신 만이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이제는 우리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챙겨야 될 때라고 본다. 우리 나이에 친구끼리 하는 말로 인생 뭐있냐? 하듯이 정말 짧게 살다가는 우리 인생, 아니 내 인생에서 한인회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목을 맬 이유가 있겠는가?나 말고도 능력 있고, 열정 있는 수많은 한인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옳지 않은가. 이젠 그만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 민 회장이 김민선 회장으로 받은 나름의 상처도 치유 하고, 하던 본인의 사업도 챙기면서 마음의 평화를 누리면서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

김민선 회장은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그동안 오해를 받아가며 애쓴 민 회장의 입장은 배려해 주어야 한다. 아울러 뉴욕한인회 회장은 잘 차려 입고 다니며 한인사회 대표라고 얼굴을 내놓고 다니는 자리가 아니고, 한인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고, 잡 심부름을 해주는 집안의 도우미, 길거리의 미화원 같은 태도로 직책을 수행해야 하는 자리임을 명심해주었으면 한다.

<토마스 리(요식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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