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컬 선교 소홀한 탓에 교회 기반이 흔들린다

2016-02-24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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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의 가난한 지역에만 치중하는 동안

▶ 커뮤니티엔 소홀 성도 줄고 영향력 상실

로컬 선교 소홀한 탓에 교회 기반이 흔들린다

교회가 이제는 커뮤니티 선교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선교에 헌신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 부부.

■ 균형 잡힌 복음활동 절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온누리에 나누는 건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최대의 사명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예루살렘부터 유대와 사마리아는 물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모든 교회는 나름의 기준과 방식으로 선교의 사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다만 선교의 대상과 범위가 편중되고 동참하는 교인들도 제한되고 있다는 점은 고질적인 문제로 남이 있다. 실제로 많은 기독교인들은 선교의 정의에 대해 여전히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해외로 나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과 가난하고 문화적으로 뒤처진 지역에서 사역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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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역량이 이처럼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사이에 교회의 기반이며 또 다른 중요한 선교 대상인 지역사회가 복음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교회의 영향력 상실로 이어졌고 교회의 출석 성도가 줄어드는 부메랑 현상까지 맞고 있다.


크리스천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23일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갖는 선교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선입견을 지적하면서 해외 선교와 로컬 선교의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명령한 사명의 온전한 정체성을 회복하는 한편 교회가 회생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은 선교를 단지 해외에서 벌어지는 사역으로만 이해하고 있으며, 헌금을 하는 것으로 선교에 동참했다고 자위하는 경향이 짙다. 그리고 선교를 ‘퍼주는’ 사역으로만 인식하는 경우도 있고,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만 할 수 있다는 인식도 팽배한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자신이 속한 교회가 지원하는 선교 사역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일부에서는 ‘휴가성’ 단기선교가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선교는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교인이 실제로 ‘참여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레이너 대표는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순히 헌금하고, 기도하고, 선교지로 떠나는 것을 뛰어 넘어 다양한 선교의 길이 열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많은 크리스천이 해외 선교만 선교로 여기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바로 선교지가 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선교 개념에 교회가 빠져 있는 동안 정작 복음을 전도하고 교회가 다가가야 할 커뮤니티는 교회에 등을 돌리게 됐다는 반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선교를 한다고 했고, 선교헌금도 했지만 지역사회에 가까이 가지 못해 교회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진정으로 선교 마인드가 정착된 교회는 세계뿐만 아니라 바로 지역사회의 이웃에게도 동시에 다가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레이너 대표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땅끝도 좋고, 유대와 사마리아도 좋지만, 예루살렘을 등한시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먼 해외와 함께 가까운 커뮤니티에도 선교의 눈길을 돌릴 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선교, 돈과 기도 뿐 아니라 실천적 참여가 따르는 선교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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