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을 보는 바이어 졸졸 따라다니는 셀러 ‘꼴불견’

2016-02-11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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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팅 에이전트를 힘들게 하는 셀러

▶ 약속한 수리 실시하지 않아… 거짓말하는 유형, “비싸게 팔아줘요” 무작정 욕심만 부리는 셀러

집을 팔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리스팅 에이전트와의 팀웍이다. 리스팅 에이전트의 조언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야 주택 판매가 수월하다. 집을 팔려고 내놓은 순간부터 ‘내집’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집에 대한 집착이 남아 있으면 리스팅 에이전트가 힘들게 찾은 바이어와 거래를 망치기 쉽다. 올해 집을 처분하려는 셀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셀러간 경쟁이 예년보다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팅 에이전트와의 팀워크를 사전 점검해야 할 때다. ‘리얼터 닷컴’이 꼽은 리스팅 에이전트들이 함께 일하기 힘들어하는 셀러들의 유형이다.

■ 그 방보다 이 방 보세요

집을 보러 온 바이어를 졸졸 따라다니는 셀러 유형이 꼴불견 셀러 첫 번째 유형으로 꼽혔다. 집 자랑을 하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셀러가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바이어는 초조함을 느끼기 쉽다. 바이어들은 이미 낯선 사람의 집을 보러 왔다는 느낌에 다소 조심스런 입장인데 셀러가 졸졸 따라 다니면 마치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발전한다.


셀러가 집에 있는 경우 바이어들이 집을 보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에이전트들의 충고다. 자기 집과 같은 느낌을 받아야 매물에 호감을 느껴 주택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지는데 셀러가 집에 있으면 정반대의 결과만 발생하기 쉽다.

집을 보여주는 일은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바이어가 집을 보러 오기전 가급적이면 잠시 집을 비우라는 것이 에이전트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 업그레이드에 돈 좀 썼어요

업그레이드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치게 높아도 주택 거래를 망치기 쉽다. 편의를 위해서 실시된 업그레이드가 바이어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필요한 시설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새 고급 카펫을 설치한 주택은 알레르기를 지닌 자녀를 둔 바이어에게는 제외 대상 1순위다. 온돌식 바닥재가 겨울철 따뜻해서 좋지만 에너지 비용 절약이 우선순위인 바이어에게는 관심 대상 밖이다.

업그레이드를 많이 했다고 해서 무조건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대신 리스팅 에이전트와 긴밀한 상의를 통해 최근 주택 시장 추세에 맞게 실시된 업그레이드 항목만 매물 홍보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리모델링 관련 매거진 등을 통해 주택 리모델링 최신 트렌드를 틈틈이 익혀 두면 주택 판매 목적의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된다.

■ 수리 ‘계획’ 있습니다.


리스팅 에이전트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셀러가 가장 난감한 유형이다. 셀러가 흔히 하는 거짓말 유형은 약속한 수리를 실시하지 않는 것이다. 집을 내놓으면서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이런 저런 결함을 수리하다고 약속 해 놓고서 막상 바이어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으 닫는 셀러가 에이전트를 힘들게 한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셀러의 수리 계획을 믿고 매물 홍보를 위해 바이어들에게 계획을 전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바이어는 에이전트의 말을 믿고 수리 조건을 포함한 오퍼를 써내게 된다. 약속된 수리가 실시되지 않으면 에이전트만 중간에서 거짓말쟁이로 몰리기 쉽다.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약속한 수리 항목의 비용이 예상보다 많아 수리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는 등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주택 거래를 망치게 되는 한 가지 결과만 낳는다.

수리 계획이 있다면 집을 내놓기 전에 수리를 완료하거나 아예 입 밖에 꺼내지 않는 편이 좋다.

■ 왜 연락 바로 안 해요

급하지 않은 이유로 에이전트에게 수시로 연락하는 ‘스토커’형 셀러를 만나면 에이전트의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에이전트가 고객에게 ‘신의성실’의 의무를 지고 있지만 여러명의 고객을 동시에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명의 고객을 한 에이전트가 담당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연락이 늦어질 수도 있다.

주택 판매를 맡긴 에이전트를 끝까지 믿고 에이전트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고려하는 자세도 셀러에게 필요하다. 셀러가 자신을 챙긴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에이전트가 고객을 고려하는 마음은 더욱 커져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에이전트를 잘 활용해 성공적인 주택 판매를 이루려면 에이전트에게 조금이라도 숨 쉴 틈 정도는 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나중에 치울 게요

집안 정리가 엉망인 집을 팔아 달라고 하는 셀러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주택 판매 가능성을 높게 본 에이전트가 자비를 들여 청소와 스테이징까지 실시했는데 집을 다시 엉망으로 만드는 셀러는 정말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스테이징은 전문 업체를 통한 인테리어 서비스로 적지않은 비용이 필요한데 집을 다시 엉망으로 만들면 스테이징 효과가 사라진다.

정리가 안 된 집을 팔아 달라는 셀러는 누워서 침 뱉기와 다름없다. 주택 판매를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종의 ‘자살 행위’이다.

제값을 내겠다고 나서는 바이어를 찾기 힘들어 주택 거래가 산으로 가기 쉬워진다. 일부 셀러는 집 정리를 한답시고 지저분한 물건을 한곳에 몽땅 숨겨두기도 한다. 집을 보러 온 바이어가 온갖 잡동사니가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기겁하기 일쑤다.

■ 비싸게 팔아줘요

같은 길가에 새 매물이 더 비싼 가격에 나오는 순간부터 리스팅 에이전트의 걱정은 시작된다.

가격 조건만 비교한 셀러가 자신의 집을 너무 싸게 내놓은 것 아니냐는 문책성 연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꾸 가격을 올려서 다시 내놓자고 에이전트를 압박하기 시작하면 주택 판매 성공과도 멀어지게 된다.

리스팅 에이전트가 애써 오퍼를 받아 와도 새로 나온 매물의 가격이 신경 쓰여 더 높은 가격의 오퍼를 받아 달라고 떼쓰는 셀러도 대하기 힘든 유형에 포함된다.

우선 새로 나온 매물의 조건을 자신의 집과 비교 해 봐야 하고 새 매물의 가격이 시세보다 높게 잘못 정해졌을 수도 있는 등 가격차이 이유가 여러 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욕심만 부리는 셀러도 에이전트를 힘들게 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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