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폐 딛고 그려낸 ‘보석’같은 그림

2016-02-09 (화) 11:10:3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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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렛 이씨 한국화 국선 입상작 전시 LA 한국문화원서

자폐 딛고 그려낸 ‘보석’같은 그림
“자폐라고 포기하지 마세요. 끊임없는 노력과 사랑을 주면 그만의 귀한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난 5일 LA 한국문화원에서 개막한 미주한국화협회전에는 아주 특별한 그림이 눈길을 끌었다. 반짝거리는 보석만큼이나 눈부신 웃음을 짓고 있는 돼지를 그린 한국화다.

수묵화에 알록알록 아름답게 채색이 된 이 그림은 자폐를 음악으로 이겨내고 찬양 사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마가렛 이(한국명 이영아)씨의 ‘보석’ 시리즈 최근작이다.


마가렛 이씨는 2년 전 한국화 ‘보석’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에 입상했다. 지난 2004년 복음성가 가수 윤형주씨와 첫 음악회를 통해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온 그녀가 이번에는 독도화가 권용섭씨를 만나 한국화를 그리며 자신의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해 또 다른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화원 전시장 다른 편에 걸려 있는 한국화 이영아 작 ‘보석’(Jewel)이 바로 ‘독도’와 함께 국전에서 입상한 그녀의 작품이다.

마가렛 이씨는 “보석 그리는 게 좋아서 수묵화에 화려한 색채를 넣었고 돼지해에 태어나 돼지를 그려 넣었다”며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의 모습이 아름다워졌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자폐는 이제 장애라기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찬양을 하고 남다른 표현력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귀한 재능이 되었다.

그녀를 찬양 사역자로, 국선 입선 화가로 이끌고 있는 어머니 이연주씨는 “내년에 권용섭 화백이 국회 의사당 전시를 하면서 마가렛의 개인전을 소규모로 열어보자고 했다”며 “붓을 들고 몰두하기 시작하면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순식간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며 “이번 전시회에 많이들 오셔서 마가렛을 격려해 주시고 또 마가렛과 같은 자폐우들에게 ‘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제2회 미주 한국화 협회전은 오는 20일까지 LA 한국문화원 2층 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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