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시장 화젯거리-세입자층 고령화 현상 50대·60대 많아
▶ 싸구려 길 이름에 위치한 주택들이 비싸
미국 성인의 절반 가량이 어머니와 약 18마일 이내 거리에 살고 있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학력일수록 성인이 된 뒤에도 어머니 등 부모의 도움이 필요해 멀리 떨어지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 이밖에 최근 주택시장의 흥미로운 화제 거리들을 모아봤다.
■ 유가 하락 반갑지 않은 주들
연일 유가 하락세로 지갑이 두둑해 지는 것 같아 좋다. 그러나 유가하락이 반갑지만은 않은 주도 있다.
유가 하락이 주택 가격 하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들이다. 주로 원유관련 산업이 기간산업인 주들로 노스다코타, 와이오밍, 웨스트 버지니아, 알래스카 주의 주택 가격이 연일 계속되는 유가 하락에 위협받고 있다.
올해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지난해보다 조금 낮아진 약 3.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 이들주의 경우 상승폭이 훨씬 낮거나 자칫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유가 하락으로 원유 관련 산업이 침체를 겪게 될 경우 대규모 해고가 수순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허리띠 졸라 매기’에 돌입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쉽다.
로렌스 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 감소는 곧 주택 구입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며“ 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시장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매물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 잡게 되면 수급의 원칙에 따라 집값상승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원유 하락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게 될 주택 시장으로 노스다코타가 꼽혔다. 노스다코타는 최근 ‘오일 러시’로 일자리가 급증하면서 주택 시장도 함께 들썩였다.
시장 조사 업체 ‘아치’ (Arch)사에따르면 노스다코타 주택 가격은 현재 약 20% 정도 과대 평가된 상태지만 유가가 12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면서 향후 2년 내에 주택 가격이 하락할 확률이 약 43%로 높아졌다.
■ 주택 세입자 머리 희끗 희끗
임대할 집을 보러 다니는 세입자들이 대학을 갓 졸업, 사회에 막 진출한 젊은층일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사상 최악이라는 주택 시장 침체를 거치는 동안 세입자들의 평균 연령이 어느덧 중년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하버드 대학 공동주택 연구센터에 따르면 최근 세입자 대부분의 연령이 40대 또는 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입자 고령화 현상은 2005년 이후부터 50대, 60대 연령층이 세입자층으로 빠르게 흡수되면서 나타나기시작했다. 40대에 접어든 이른바 X세대부터 은퇴 연령층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택 임대에 나서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08년 터진 주택 시장 침체다. 당시 연령 구분없이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차압 등으로 주택을 잃게 된 뒤 주택 임대 시장으로 대규모 흡수된 뒤부터 세입자가 평균 연령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은퇴 후 생활 트렌드 변화도 세입자 고령화의 원인이다. 자녀가 모두 출가한 뒤 정든집을 과감히 처분 세입자로서의 노후를 즐기려는 은퇴자가 늘고 있다.
집을 처분한 자금으로 여행을 즐기기에 세입자 신분이 훨씬 홀가분한것도 노년층 세입자 증가 원인이다.
그래서 최근 각종 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지 임대 주택이 노년층 세입자들에게 큰 인기다.
■‘싸구려 길 이름’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길 이름으로 집값을 예상했다가는 십중팔구 틀리기 쉽다. 고급스런 이름의 길에 위치한 집값이 비쌀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온라인 부동산업체 ‘질로우 닷컴’이 최근 길이름과 길에 위치한 주택 가격을 알아보는 흥미로운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저택을 의미하는 ‘맨션’(Mansion)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도로명에 위치한 주택 가격이 가장 낮았고 반대로 작은 단층집을 가리키는 단어 ‘벙갈로우’ (Bungalow)가 들어간 도로의 집값들이 가장 비쌌다.
맨션 길가에 나온 매물의 리스팅중간 가격은 평방피트당 약 110달러 70센트.(2015년 12월1일 기준). 반면 벙갈로우 길가에 위치한 매물의 중간 가격은 2배에 달하는 스퀘어피트당 약 205달러8센트로 조사됐다.
기타 길 이름도 마찬가지 조사 결과를 보였다. 역시 저택을 의미하는 ‘빌라’ (Villa) 도로 명에 위치한 매물의 중간 가격은 평방피트 당 약 111달러 99센트로 하위권이었고 ‘궁궐’(Castle)이 들어간 길 이름의 매물 가격 역시 스퀘어피트당 약 124달러 수준이었다.
오두막집을 의미하는 ‘캐빈’(Cabin)길가의 매물 가격이 스퀘어피트당 약 132달러7센트로 훨씬 높았다.
주택 크기도 길 이름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크기가 가장 넓은 길 이름은 캐빈으로 리스팅의 중간 크기는 약 1,990 스퀘어피트로 조사됐다. 저택이어야 할 맨션, 빌라가 들어간 도로명의 매물 크기는 약1,680~1,339 스퀘어피트로 이 보다 작았다.
이 같은 결과는 고가 주택 구입자들의 심리와 관계가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맨션’이라는 도로명이 저가 주택을 가치를 높여줄 것 같지만 호화 주택 구입자들은 직접적인 의미의 길 이름보다는 남들의 이목을 쉽게 끌지 않는 독창적인 길 이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 엄마’랑 떨어져 살기 싫어
성인의 절반 가량이 어머니와 약 18마일 거리 내에 거주한다는 조사결과다.
뉴욕타임스 데이터 섹션 ‘업샷’(Upshot)의 조사에 따르면 어머니와 가깝게 사는 비율은 저학력 성인일수록 높고 서부 지역보다 동부 지역에서 비율이 높았다.
저학력 성인의 경우 고용 기회나 소득 기회가 낮아 출생 지역에서 벗어나는 비율이 낮았고 낮은 소득으로 인해 자녀들 돌봐야 하는 일에 어머니 등 부모의 도움이 자주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동부 지역보다 중·서부지역 성인들이 어머니와 멀리 떨어져 사는 비율이 높은 것은 두 가지 원인 때문이다. 서부 지역 주민들은 타주나 타국 출신이 많아 부모 자식간 거주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었다. 중·서부 지역의 경우 지리적으로 시골 지역이 많아 주택 밀도가 낮은 것도 거주 거리가 먼 이유로 설명됐다.
부모와 멀리 떨어져 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 기회와 고용 기회였다. 주로 고학력자 성인의 경우 더 유리한 고용 기회가 제공되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을 보여 부모와 멀리 떨어져 사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성인 상위 5%는 부모와 무려 약 1,418마일이나 떨어져 살고 있었지만 하위 40%의 경우 모두 부모와 ‘옆 동네’ (5마일 이내)에 거주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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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