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하종현(왼쪽부터), 이우환, 전시기획자 이용우, 작가 박서보.<연합>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난해 국제 미술시장의 동향 가운데 하나로 한국 단색화의 부상을 꼽았다.
이 신문은 1일 “2015년은 미술 시장에서 중요한 한 해였다”며 “수집가들이 세계 미술사에서 방치돼온 곁가지 분야로 눈을 돌린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의 추상 모노크롬인 단색화는 1970년대 이름을 알렸는데 지난해 미국의 ‘블럼 앤 포 갤러리’ 등지에서 열린 전시회의 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종현, 윤형근, 박서보, 정상화 작가를 거명하면서 “아직 국제시장에는 덜 알려졌지만 2016년에는 달라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특히 정상화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는 “프랑스 누보 레알리즘의 대표 화가인 이브 클라인의 작품을 연상시킨다”면서 정 작가의 2005년 벽돌색 단색화 작품은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110만 달러에 팔려 작가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했다.
NYT는 국제 미술시장에서 젊은 추상화가들의 작품 가격에 ‘거품’이 빠진 점도 주목했다.
브라질 작가인 크리스티안 로사의 2013년 추상화가 2014년 11월에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20만9,000 달러에 낙찰됐으나 한 해 뒤에는 같은 시기, 같은 사이즈의 작품이 소더비 경매에서 3만 달러로 내려앉은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4∼5만 달러 선에서 많은 중견 작가의 작품을 더 나은 조건에서 살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곁들였다.
‘구상화의 재발견’도 지난해 특징으로 꼽혔다.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구상화가 조너스 우드의 회화들이 경매에서 20∼84만 달러 사이에서 거래된 점이 예시됐다.
경매에서 ‘대박’을 터뜨린 작품으로는 피카소와 모딜리아니가 기억됐다. 20세기 미술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은 작년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936만5,000달러에 낙찰돼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11월 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회화 ‘누워있는 나부’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040만 달러에 낙찰돼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NYT는 "미술시장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느낌을 줬지만 전체적으로 경매회사들의 작년 판매는 둔화되고 심지어 위축되는 징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한 분석업체에 따르면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지난해 뉴욕과 런던 경매에서 전후 현대 작가의 작품 판매로 37억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2014년보다 6% 줄어든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