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객을 감동 시키는 선물은 ‘투자 이상의 효과’

2015-12-24 (목) 준 최 객원기자
크게 작게

▶ 거래 규모에 따라 수만달러짜리도 척척

▶ 상대방 취향 파악, 독창성 여부가 중요


■ 에이전트들의 다양한 선물주기 경쟁

선물준비가 한창인 연말이다. 부동산 에이전트 역시 고객 선물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다. 한해 동안 부동산 거래 기회를 제공한 고객은 물론 잠재 고객들에게 전달할 선물은 성공하는 부동산 에이전트의 필수다. 고객을 위한 선물은 상품권에서부터 각종 기념품 등 다양하다. 소위 잘 나간다는 에이전트는 고객들에게 여행권 등 상상을 초월한 고가 선물까지 서슴지 않는다. 월스트릿 저널이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다양한 선물준비 풍경을 소개했다.


■ 라스베가스 여행비 3만달러


콜드웰 뱅커 베벌리힐스의 크리스토퍼 추 에이전트는 올해 고객에게 통 큰 선물을 증정했다. LA 지역에 약 1,500만달러짜리 고가주택을 구입한 고객에게 주택 구입가에 걸맞은 선물을 고민하다가 고객 부부에게 라스베가스 여행권을 선물하기로 한 것. 4~5시간씩 운전해서 가는 일반적인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떠 올렸다면 오산이다.

추 에이전트가 부인과 함께 짜낸 아이디어는 전세 제트기로 고객 부부를 라스베가스에 모신 것이다. 라스베가스에서도 특급으로 꼽히는 윈 호텔의 앙코르 리조트 숙박권과 함께 고급 나이트클럽 경비까지 모두 선물에 포함됐다. 이렇게 해서 추 에이전트가 고객 부부에게 제공한 선물금액 규모는 자그마치 약 3만달러.

추 에이전트는 이처럼 고가의 선물을 부동산 거래 규모 1,000만달러가 넘은 고객을 대상으로 주로 제공하는데 선물이 값어치 이상의 효과를 거둔다고 전한다. “고객 중 약 70% 이상이 다시 찾는 고객”이라며 “고마운 고객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월스트릿 저널에 선물 철학을 밝혔다.


■ 애완견 초상화까지, 독창적 선물이 관건

부동산 거래를 마친 뒤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은 업계의 오래된 관행이자 정석이다. 제한된 고객군을 놓고 여러 에이전트가 경쟁하다 보니 누가 더 독창적인 선물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이같은 에이전트들의 눈물겨운 선물제공 경쟁은 고가 주택 전문 에이전트들 사이에서 더욱 치열하다.

독창적인 선물은 둘째 치고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고가의 선물을 제공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고가 주택시장에서 잘 나간다는 에이전트의 연간 수수료 수익은 10만달러를 훌쩍 넘고 거래 당 최고 약 6%까지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고가 선물을 얼마든지 제공할 재정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들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자전거에서부터 부처 디자인의 귀고리, 심지어 고객 애완견 초상화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항목들이 선물 리스트에 등장한다.


대니 허츠버그 콜드웰 뱅커 마이애미 에이전트는 겨울철을 지내기 위해 최근 마이애미 콘도를 구입한 부부에게 자전거 한 쌍을 선물했다. 부부가 겨울철 휴가를 지내는 동안 자전거를 타며 바닷가 산책을 즐기라는 의미에서였다.

자전거를 선물하기 위해 선물용 바구니를 특수 제작했고 바구니에 자전거용 자물쇠, 벨도 바구니에 함께 넣어 예쁜 리번과 함께 선물했다. 허츠버그 에이전트가 자전거를 아무 생각 없이 고른 것은 아니다. “주택 구입을 돕다 보면 고객의 취미와 특성 등을 잘 이해하게 된다”며 자전거 선물 배경을 설명했다.


■ 선물 전달 빠를수록 효과 극대화

선물제공의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전달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 고객이 새로 집을 산 뒤 2주내에 선물이 전달되어야 마케팅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대개 주택 구입 뒤 2주 동안 주변인들에게 새로 집을 구입한 사실을 집중적으로 알리기 때문이다. 이 기간을 노려 고객에게 인상 깊은 선물을 전달하면 자연스럽게 고객의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 전달 사실이 광고되는 경우가 많다.

마이애미 소재 원소더비스 인터내셔널 리얼티의 플로리안 주앙 에이전트는 그를 통해 120만달러짜리 콘도를 구입한 고객에게 선물을 증정하기 위해 에스크로를 마감하고 2주가 지나기 전 고객이 있는 모나코로 날아갔다.

모나코에 있는 가족도 만날 겸 장거리 여행을 마련한 주앙 에이전트는 고객의 새 집 열쇠를 명품 ‘티파니’(Tiffany & Co.)사의 열쇠고리에 끼워 전달하는 방식으로 열쇠 전달을 이벤트화 했다. 고객과 예전 만남에서 팔찌의 색이 바랜 것으로 기억한 주앙 에이전트는 새 팔찌도 함께 선물하며 감동을 극대화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감동을 받은 고객이 평소 주택 구입에 관심이 있는 주변 사람 2명을 더 소개하는 것으로 답례를 했다.

비슷한 효과를 노리기 위해 일부 에이전트는 고객 주택 구입 뒤 파티를 대신 열어주기도 한다. 시카고 뉴먼 리얼티의 로렌 미트릭 브로커는 개인 요리사를 고용해 고객이 구입한 주택에서 일종의 집들이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에 초대되는 인원은 10명 정도로 제한하는 대신 모든 비용은 미트릭 브로커 측이 지불했다. 물론 집들이에 방문한 친척 및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 집들이 개최에 들어간 비용은 제 몫을 한 샘이다.


■ SNS에 선물 해답 있다

콜드웰 뱅커 베벌리힐스의 크리스토퍼 추 에이전트는 고객 선물 전달시기를 굳이 연말로 제한하지 않는다. 일 년 내내 고객에게 필요하다고여겨지는 선물이 있을 때면 그때마다선물을 보낸다. 그가 선물을 고를 때주로 활용하는 수단은 SNS다.

고객의 SNS에 어떤 관심사가 올라오는지 눈여겨보고 있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선물을 준비한다. 최근 직장에서의 승진 소식을 SNS를 통해 알린 고객에게 수제 과자로 꾸며진 선물 바구니를 곧장 선물하기도 하고정원 조경에 푹 빠진 고객에게는 조경 장식용 천사 모형을 보내 고객에게 눈도장을 꼭 찍었다.

<준 최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