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과 얼음의 땅… 신이 빚은 아이슬란드

2015-12-11 (금) 박평식 아주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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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음의 땅… 신이 빚은 아이슬란드

헤클라 화산의 대폭발 중 발생한 지진 활동으로 생겨난 게이시르 간헐천. 터키옥처럼 푸른 물이 간헐천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다가 어느 순간 하얀 물보라와 증기를 뿜어 올리며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istock>

아이슬란드(Iceland) 하면 빙하와혹독한 추위가 제일 먼저 떠오를 터다. 나라 이름부터가 ‘얼음 땅’이니까…! 그런데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리다. 아이슬란드는 큰 빙하 세 개를제외하고는 천지가 초록 일색인데다가, 아름다운 호수와 폭포 그리고 광활한 평원이 끝없이 펼쳐진다. 지열덕에 생각만큼 춥지도 않고 해양성기후로 1월 기온이 섭씨 0도를 오르내린다.

아이슬랜란드는 일조량이 적어 나무가 자라지 못하며 걸핏하면 화산이터진다. 여전히 얼음이 산을 덮고 있고 빙하기 쇠퇴 직후에 생긴 황무지그대로다. 그런데 전혀 때 묻지 않은이 순수의 자연풍광이 전 세계 여행자와 탐험가를 강렬하게 매혹시킨다.

같은 이유로 할리웃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 ‘노아’ ‘프로메테우스’ ‘토르:다크 월드’ ‘오블리비언’ ‘툼 레이더’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비롯해 미국 TV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또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의 뒤를 잇는 한국의 tvN ‘꽃보다 청춘’ 팀도 최근 아이슬란드로 향했다.

이만하면 아이슬란드의 풍경이 조금은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갈색 사막, 바위와 용암이 만들어낸 검은 평원, 연기를 내뿜는 붉은 화산, 푸른 얼음덩어리가 떠다니는 바다, 융단처럼 부드러운 초록 이끼가 드리워진 초원, 장엄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산, 온통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 부글부글 끓다가 솟구쳐 오르는 간헐천, 오묘한 물빛의 온천과 투명한 호수까지… 오죽하면‘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에 연습한 곳이 바로 아이슬란드’라는 유명한 말도 있을까. 필자 역시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동안 이곳이 인간계와 천계 사이의 중간쯤은 아닐지 내내 의문이 들기도 했다.

◆레이캬비크+골든 서클

지구에 없을 듯한 풍경을 지닌 신비의 나라 아이슬란드 여행은 수도인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시작된다. 레이캬비크는 고위도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에는 평균 0도, 여름에는 평균 10도를 유지하는 온화한 기후를 자랑한다. 화산, 폭포, 간헐천, 온천 등 희귀하고 신비로운 매력이 응축돼 있으며 겨울에는 오로라를, 여름에는 맑은 태양을 만날 수 있다.

레이캬비크 인근에는 ‘골든 서클’이 유명하다. 지각변동의 근원지로잘 알려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팅벨리르 국립공원’ (Thingvellir NationalPark), 간헐천 지역‘ 게이시르’(Geysir),그리고 황금 폭포라 불리는 거대한‘굴포스’ (Gullfoss) 폭포까지,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세 여행지의 위치가원의 모양을 이루고 있어 골든 서클이라 부른다.

◆불과 물의 땅… 이색 명소

아이슬란드에는 780여개의 화산이 있는데 그 중 활화산 ‘헤클라’(Hekla)는 874년 이후 세기마다 한번씩 대폭발을 일으켜‘ 지옥의 문’이라고 불린다. 아이슬란드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헤클라는 지금까지 20회의 폭발이 있었으며, 2000년도에마지막으로 폭발했다.


헤클라 산은 트레킹이 가능하지만,활동 중인 화산을 트레킹하는 것이두렵다면‘ 크라플라’ (Krafla) 등의 안전한 휴화산을 트레킹할 수 있다. 그중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SkaftafellNational Park)은 아이슬란드의 자랑이다.‘ 겨울왕국’의 모티프가 된 에메랄드 빛 얼음동굴은 용암으로 데워진 300도의 뜨거운 해수가 바다 밑에서 분출돼 빙하를 녹이며 형성됐다. 총 면적 8,099km·깊이 1km에 달하는 이 푸른 동굴은 아이슬란드 국토의 8%에 해당할 정도로 거대하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얼음행성 촬영지인 ‘스비나펠스요쿨’에는 두 눈을의심할 정도로 거대하고 아름다운 잿빛 빙하의 장엄한 모습이 끝없이 펼쳐진다.

또한 아이슬란드의 폭포는 투명한빙하가 녹아 흐르기 때문에 맑고 유수량이 많다. 얼어붙은 땅 사이로 흐르는 거대한 폭포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 특히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데티포스’ (Dettifoss) 폭포는 높이 45m·넓이 100m에 달하는 웅장함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북부에 위치한 ‘고다포스’ (Godafoss)폭포도 놓칠 수없는 명소다.‘ 신들의폭포’라는 별칭의 고다포스는 북유럽전통 신들을 섬기던 아이슬란드에서기독교를 국교로 정할 때 북유럽 신들의 조각상을 고다포스에 버렸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다시조각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 깊이가 깊다. 뿐만 아니라 폭포 뒤쪽으로 길이 이어져 있는 ‘셀레란즈포스’(Seljalandsfoss) 폭포는 아기자기하고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하며, 높이가60m에 달하는‘ 스코가포스’ (Skogafoss)폭포는 아이슬란드를 찾는 사진가들의 단골 촬영지이다.

한반도 절반 크기에 불과한 작은나라, 아이슬란드에는 이외에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가장 고독한길이라 일컬어지는 ‘남부 1번 국도’ ,순수한 용암 온천수인 ‘뮈바트 자연호수온천’ , 신비스러운 검은 자갈의‘피요르드 흐바니스 해변’ , 2010년세계적인 항공대란을 야기했던 ‘에이야프얄라요쿨 빙하’와‘ 미르달스요쿨 빙하’ 등 수만 가지 자연경관과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아이슬란드를 다녀오면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고 한다. 아이슬란드 음악을 즐겨 듣고, 아이슬란드에 관한영화를 챙겨 보고, 다음 아이슬란드여행을 준비하게 되는 좀 특이한 병이다. 아마도 불과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활활 타오르게 한 후 꽁꽁 얼음에 가두어놓는지도 모르겠다. 그 봉인을 풀기 위해서라면 별 수 없다. 다시 한 번 아이슬란드를 찾는 수밖에!

[여행팁]

아주투어는 아이슬란드와 그린랜드를 총 13일 동안 여행하는 상품을선보인다. 1년에 단 2번만 허락되는특별한 여행코스다. 2016년 7월27일(수)과 8월10일(수) 출발하는 이 상품은 22명 정원으로 선착순 마감된다.
◇그린랜드에 관한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금) 칼럼에서 이어집니다.

(213)388-4000

tourmentor@usajutour.com

<박평식 아주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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