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 맨해턴, 뒷골목에 움트는 ‘뉴요커’식 문화

2015-12-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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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턴, 뒷골목에 움트는 ‘뉴요커’식 문화

뉴욕 맨해턴 전경.

뉴욕 맨해턴, 뒷골목에 움트는 ‘뉴요커’식 문화

맨해턴의 햇살을 즐기는 뉴요커들.

타임스퀘어,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변되던 뉴욕은 이제 식상해졌다. 이방인들은 뉴욕 맨해턴의 뒷골목을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섹스& 더 시티’ 등 뉴욕 배경의 드라마들은 뉴요커식 맨해턴 구경을 부추기고 있다.

당장 맨해턴 14번가에 위치한 ‘유니온스퀘어’에 나가 앉아 있어도 변화는 피부로 전해진다. 뉴욕의 청춘들이 바닥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거나, 벼룩시장에서 무공해 채소를사거나, 체력단련을 한답시고 발차기를 하고 있다.

뉴욕의 문화적 흐름은 공간의 변신과 맥을 같이한다. 소호, 첼시 등대표적인 거리들은 예전에는 대부분공장지대였다. 맨해턴의 소호는 몇 블락에 걸쳐 늘어선 철근 건물들이 죄다 섬유 및 의류공장으로 쓰이던 곳이었다.


1950년대 이후 제조업체들이 도심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널찍한 공장터에 값싼 임대료에 매력을 느낀 예술가들이 찾아들었고. 동네는 파산직전에 재활의 수순을 밟게 된다. 소호지역은 최근에는 옷가게, 부틱샵 등이 밀집된 활기 넘치는 메인 스트릿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현대미술의 아지트인 첼시소호의 물결은 ‘현대미술의 아지트’인 첼시로 이어진다. 첼시는 90년대 이후 소호의 아티스트들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으로 허름한 창고형밀집지역에 200여개의 갤러리와 갤러리 빌딩이 밀집돼 있다. 예전에는사람들의 발길도 뜸하고 범죄도 빈번했던 지역이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작품부터 젊은 작가들의 실험작까지수천종의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거리로 변신했다. 대부분의 갤러리들은 게다가 입장도 무료다.

첼시로 가는 길이 흥미로운 것은인근 웨스트 빌리지가 뉴욕 게이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바에 들어서면 유독잘 생기고 친절한 게이들을 만날 수있으며 게이 거리의 상징인 무지개깃발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매년 게이 페스티벌도 이곳에서 열린다.

“뉴욕에서 호리호리한 미남은 대부분 게이인 경우가 많다”는 뉴욕 여인들의 푸념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맨해턴에서 뜨고 있는 명소들‘뉴요커들은 주말 밤을 위해 산다’는 말이 있다. 청춘들에게 가장 뜨거운 동네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맨해턴 서쪽의 미트 패킹이다. 미트 패킹(meat packing). 말 그대로 예전에 푸줏간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200여개의 도축장과 푸줏간이 있던 지역으로 아직도 10여개의 창고가 남아 있다. 살덩이를 매달던 철제물의 흔적이며, 칙칙한 핏물이 밴 에이프런을 두른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는 으스스한 동네는 주말 밤만 되면 뉴욕에서가장 늘씬한 미남미녀들로 채워진다.

미트 패킹 거리의 한낮은 오히려고즈넉하다. 동유럽처럼 돌길로 채워진 골목에서는 차들이 지날 때마다‘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내며 고풍스런 분위기마저 연출한다. 미트패킹은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단골로등장한 뒤 관광객들이 한 번쯤 들러보는 명소가 됐다.

미트 패킹이 ‘물 좋은 동네’로 급부상한 것은 무엇보다 뉴욕에서도 내로라하는 클럽들 때문이다. 짧은 치마에 등이 훤하게 패인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이 클럽 입구에 줄을 서는진풍경이 연출된다. 미트 패킹은 50여개의 부틱샵과 바, 레스토랑이 푸줏간과 어우러져 공존하며 맨해턴에서 최고로 뜨고 있는 명소가 됐다.


이밖에 한 곳 더. 뉴요커 사이에서는 지적이고 섹시한 미녀들을 보려면금요일 오후 5시 현대미술관‘ MoMA’로 가라는 말이 있다. 미술관에 무료입장하는 금요일 오후만 되면 늘씬한미녀들이 한껏 차려 입고 이곳으로몰려든다. MoMA에서는 뭇 남성들의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피카소 등 명장들의 수준작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메모]

가는 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뉴욕까지 직항 편을 운항중이다.

약 13시간 소요. 뉴욕 시내 구경은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된다. 7일동안 버스, 지하철을 무제한 탈 수 있는 메트로카드를 구입하면 편리하게이동 할 수 있다.

레스토랑, 숙소

미트 패킹에서는 낮에도 폼 나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레스토랑들이 여럿 있다. 다운타운의호텔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도심 외곽에서 비앤비(민박) 스타일의 숙소를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기타 정보

맨해턴에는 24시간 운행버스가 오간다. 지하철과 연계해 버스로 환승할 때는 일정시간 추가요금을내지 않아도 된다. 뉴욕에서는 명품아웃릿 매장이 밀집한 우드버리를 방문하는 샤핑투어, 미국 드라마 촬영지를 둘러보는 투어 등 별도의 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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