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액 현금 구매‘캐시 바이어’… 가짜도 많다

2015-12-10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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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캐시 바이어 구분 요령-오퍼 제출되도 현금보유 증명서 반드시 확인

▶ 바이어의 부동산 거래‘ 등기서류’열람해야

주택시장에서 캐시 바이어는‘최고의 고객’으로 통한다. 요즘처럼 모기지 대출 받기가 쉽지 않을 때 대출거절에 대한 위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캐시 바이어는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감정가가 낮게 나와 거래가 깨질 우려도 함께 해결해 준다. 그래서 셀러들은 오퍼가격이 조금 낮아도 전액 현금 구매인 캐시 바이어를 선호한다. 하지만 캐시 바이어라고 해서 다 같은 캐시 바이어가 아니다. 일부 ‘가짜’가섞여 있을 수도 있어 진정한 캐시 바이어를 구분해 내는 요령이 필요하다.


■ 알고 보니 준비 안된 현금

동부 지역의 한 한인 에이전트는최근 5유닛짜리 아파트 리스팅을 받은 즉시 각종 웹사이트를 통해 리스팅 등록작업에 착수했다. 에이전트는임대용 다가구 주택에 대한 수요가매우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등록 다음 날 오퍼가 2건이나 제출되자입가에 미소가 그치지 않았다.


첫 번째로 제출된 오퍼는 주택시장에서 소위‘ 봉’으로 통한다는 전액캐시 오퍼. 리스팅 가격보다 낮았지만 리스팅 가격을 조금 높게 내놓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캐시 오퍼에 적힌 금액이 낮은 편이 전혀 아니었다.

그런데 캐시 오퍼 바이어는 오퍼만제출했을 뿐 은행잔고 증명서 등 현금 유 증명서를 첨부하지 않았다. 한인 에이전트가 현금보유 증명서를 요청한 끝에 전달된 서류는 알고 보니현재 바이어가 매각 중인 부동산의에스크로 증명서류에 불과했던 것.

바이어 보유건물이 문제없이 매각될 경우 5유닛 아파트 건물을 매입할현금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서류에 불과했다. 만약 셀러가캐시 오퍼라는 타이틀만 보고 ‘가짜오퍼’를 덥석‘ 물었다’가는 곧이어 제출될 오퍼를 놓칠 뻔한 것이다.

한인 에이전트가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현금보유 증명서를 요청해 기다리는 동안 두 번째 오퍼가 날아들었다.

두 번째 오퍼는 첫 번째 오퍼보다가격이 4만달러나 더 높았지만 캐시오퍼는 아니었다.

구매가격의 60%를 대출(40% 다운)받는 조건의 오퍼였지만 대출 승인에 자신이 있는 바이어는 론 컨틴전시와 감정가 컨틴전시를 오퍼에서모두 제외시켰다.

이 바이어는 어떻게 해서든 대출을 받던지 아니면 결국 전액 현금으로 구매해야 하는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두 번째 오퍼를 제출한 바이어는 구매가격보다 넉넉한 금액이 적힌 현금보유 증명서까지 첨부해 결국셀러의 선택을 받게 됐다.


■‘ 양수인’(Assignee)을 주의하라

캐시 오퍼를 제출하는 바이어 중부동산 투자자 비율이 매우 높다.

투자자들은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주로 헐값에 나오는 차압이나 숏세일 매물을 더 낮은 가격에사들인다.

이들 부동산 투자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법 중에는 부동산 거래권을 양도하고 비용을 챙기는 기법이있다. 시세에 비해 매우 저렴하게 나와 수익 전망이 좋은 매물에 일단 캐시 오퍼를 제출한 뒤 셀러 측과 거래를 시작한다.

오퍼를 제출할 때 바이어 명의를본인 이름과 함께‘ 미지정 양수인’으로 지정한 뒤 파트너나 다른 투자자에게 해당 부동산 거래권을 일정한비용에 매도하는 방식이다.

셀러가 주의할 점은 최초 오퍼를제출한 바이어의 현금보유 증명서만확인하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거래권을 양도받아 실제 구입자가 될 양수인의 현금보유 현황도 반드시 확인해야 거래가 전액 현금거래로 부동산 매매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된다.

■ 캐시 바이어 최근 거래 현황

캐시 오퍼를 제출한 바이어의 최근 부동산 거래 현황을 통해서도 진정한 캐시 바이어인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캐시 오퍼를 통해부동산을 구입하는 투자자의 경우주택을 활발하게 사고팔기 때문이다.

바이어의 부동산 거래 현황을 조사하려면 바이어 명의나 투자회사 명으로 된 등기서류를 열람한다.

관할 카운티 등기사무소나 웹사이트를 통해 바이어 명의를 검색하면 해당 명의로 된 등기서류를 열람할 수 있다. 등기서류 중 ‘양도증서’(grant deed)에 바이어의 명의가 ‘양수인'(grantee)으로 표기되어 있다면바이어가 구입한 부동산이 맞다.

등기서류 중 양도증서 외에도 ‘신탁 증서’ (trust deed)가 포함된 경우는 바이어가 현금구매가 아닌 모기지 대출을 통한 구매로 분류할 수 있다.

바이어가 최근 구입한 부동산이모기지 대출보다 현금구매를 통한 것이 많다면 바이어가 제출한 캐시 오퍼도 거래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오퍼로 여겨진다.

■ 바이어 지정 에스크로에 문의

캐시 오퍼를 제출하면서 일부 바이어는 에스크로 업체나 타이틀 보험업체를 지정하기도 한다. 과거에 함께일했던 업체를 해당 부동산 거래에서도 지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다. 만약 셀러가 이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캐시 오퍼를 제출한바이어의 과거 현금구매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바이어가 지정한 업체에 연락해 과거 해당 바이어의 과거 부동산 거래기록을 문의해 본다. 현금거래가 몇건이었고 구매규모 등에 대해 알아본다. 바이어의 과거 현금구매 기록을통해 해당 부동산 거래 완료여부를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겠다.

■ 처음부터 한 눈에 알 수 있다

사실 캐시 바이어는 처음부터 구별해 낼 수 있다. 최초로 연결이 된순간부터 바이어 측 언행을 가만히살펴보면 현금으로 거래를 끝낼 의도가 있는지 파악된다.

오퍼를 제출하기로 한 시기에 아무 연락이 없다가 리스팅 에이전트가연락한 뒤에 마지못해 오퍼를 제출한바이어는 캐시 오퍼라도 준비가 안됐거나 거래를 이어갈 의도가 의심된다. 주택거래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끝내겠다는 등 다소 과장 섞인 대화를 시도하는 바이어도 진정성이 의심되는 바이어 유형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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