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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배경 캔사스시티, 서부 개척자의 거친 호흡에 프랑스 문화를 얹었다

2015-11-27 (금) 글 유정원 객원기자, 사진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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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사스 스타일 재즈 ‘비합’, 도시 곳곳에 재즈 카페

▶ 바비큐, 특유의 소스 발라, 벽돌 화덕에 연기로 구워

캔사스시티는 캔사스에 없다. 대신 미주리 주에 위치해 있다.

뮤지컬과 영화 ‘오즈의 마법사’는 캔사스주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도로시가 모험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법사를 물리치며 해피엔딩을 맞듯 캔사스시티도 엄청난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다.

바로 지난 2일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5차전 경기에서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을 때 중서부에 자리잡은 개척자의 도시에는 온통 환희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캔사스시티는 미주리는 물론 중서부 평원에서 중심을 이루는도시다. 이름과는 달리 미주리주에 있지만 그렇다고 캔사스주와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캔사스주와는 강 하나를 두고 지척에 위치해 있다.

주민들도 강을 오가며 생활한다. 직장을 캔사스시티에 두고 집은 캔사스 주에 있는 사람이 많다. 그 강의 이름이 바로 캔자스강이다. 도시는 강을 따라 애당초‘ 캔사스’로 불렸다.

그러다 캔사스주와 헷갈리는 일이 빈번하자 ‘시티’를 꼬리에붙였다. 미주리 주에 있는 캔사스시티의 탄생 비화다.캔사스시티는 서부 개척 시대의 내음이 아직도 물씬 풍기는 곳이다. 시내 한복판 도심에 자리잡은 광장의명칭도 파이어니어 스퀘어, 즉 개척자의 광장이다.

이곳에는 세 사람의 동상이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캔사스시티를 세운잔 캘빈 맥코이와 ‘산 사람’ 짐 브리저 그리고 서부시대 특급 우편마차인포니 익스프레스를 만든 알렉산더 메이저스다.

개척자의 영혼이 깃든 캔사스시티에 사는 주민들은 무뚝뚝하다. 다른사람에게 별 관심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평원을 가로지르며 달려 온개척자들의 자유와 도전 정신이 아직도 도시를 지탱하고 있다. 대지와숲 그리고 거대한 산맥과 구비치는강을 지켜보던 광활한 가슴 역시 캔사스시티 주민들의 정신에 흘러내리고 있다. 이와 같은 요소들이 뭉쳐 캔사스시티 로열스의 뚝심을 형성했고월드시리즈에 오른 선수들은 뉴욕의‘도시 청년’ 메츠 팀을 쉬지 않고 몰아부쳤다.파이어니어 스퀘어를 중심으로 도시의 다운타운에는 공연장이 엄청나게 몰려 있다.

뉴욕 맨해턴의 브로드웨이에 견줄건 아니지만 대평원의 문화 수도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캔사스시티 스타일 블루스’라거나 ‘캔사스시티 스타일 재즈’라는 표현은 주류 문화계에서는 널리 쓰이는 말이다.

1920년대 대형 밴드 위주의 대중음악은 피아노와 섹서폰 그리고 클라리넷으로 즉흥연주를 가미한 캔사스스타일의 재즈를 맞이한다. 캔사스시티 태생인 찰리 파커는 바로 캔사스스타일 재즈인 ‘비합’을 정상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미국의 재즈는 뉴올리언즈에서 태어나 캔사스시티에서자라났다”는 말이 통할 만큼 중서부의 이 도시는 재즈의 중심지로 터를잡았다.캔사스시티는 서부 개척자의 거친호흡에 프랑스 풍의 문화를 얹었다.


그리고 독특한 미국 문화의 한 축을만들어 냈다. 캔사스시티를 처음 개척한 베니아르와 부르몽 모두 프랑스사람이었고 이후에도 프랑스 문화는도시를 세우고 키우는데 원동력이 됐다. 캔사스시티 재즈가 어느 날 갑자기 튀어 나온 게 아니란 이야기다. 성탄절이나 추수감사절이면 사연을 담아 보내는 홀마크(Hallmark) 카드의본사도 이 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캔사스시티의 문화 저력을 이름 하나로 대변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월트 디즈니다. 디즈니 왕국을 건설한이 사람도 캔사스시티에서 창작의 근력을 키웠다.그의 아버지 엘리어스 디즈니는 캐나다 출신이지만 1911년 가족을 이끌고 캔사스시티에 터를 잡았다. 아들 월트 디즈니는 1차세계대전 기간에 프랑스에서 적십자 응급차 운전병으로 근무했다. 집으로 돌아 온 월트는 캔사스시티에서 만화영화 회사‘래프오그램 스튜디오’를 설립했다가회사가 파산한 이후 캘리포니아 할리웃으로 이주했다. 그의 대성공 이면에는 캔사스시티가 제공한 자양분이담겨 있는 것이다.

캔사스시티를 방문하면 반드시 맛을 봐야 할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 도시 곳곳에 재즈 카페와 더불어 레스토랑이 넘친다. 게중에서도 39번가지역은 ‘레스토랑 구역’으로 불릴 정도다.

레스토랑 중에는 유독 바비큐 식당이 많다. 바로‘ 캔사스시티 스타일’바비큐를 파는 곳들이다. 바비큐 레스토랑은 벽돌로 만든 화덕에서 특유의 소스를 두텁게 발라 연기로 고기를 구워 낸다. 오랜 시간 장작을 때며연기로 익힌 고기가 캔사스시티 바비큐다. 두껍게 깍은 프렌치 프라이스와 함께 커다란 철판 위에 고기가 놓여 나온다. 한 덩어리 입에 넣으면 토마토와 당밀로 만든 소스와 연기로그을린 고기가 어울리며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맛을 전해준다. 바비큐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보통 때보다훨씬 많은 양의 고기가 어느새 입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캔사스시티는 영성의 도시이기도하다. 전 세계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24시간 365일 기도가이어지며 한인 크리스천에게도 귀에익숙한 ‘아이합’ 국제기도의집(IHOP)이 이곳에 있다.

또 도시의 자랑거리인 컨트리클럽플라자 옆에는 샤핑몰과 각종 공연장과 함께 초대형 예배당인 커뮤니티크리스천 처치가 도심 중앙에서 웅장한 자태를 지키고 있다.

<글 유정원 객원기자, 사진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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