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이어 80%, 현관문 들어서는 순간 결정

2015-10-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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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물 가격 끝자리 숫자 9를 피해야

▶ 집안 향기 반드시 한 종류로 사용

바이어 80%, 현관문 들어서는 순간 결정

주택 구입 전 여러 채의 매물을 봐야하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 뇌가 ‘내집’이라고 결정하는데는 불과 수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어 80%, 현관문 들어서는 순간 결정

팔리지 않는 집도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단장하면 판매 기간이 단축됐다. 일종의 눈속임이지만 바이어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주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택 구입 심리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잘 알려진 광고 문안이 있다. 주택 거래 역시 과학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특히 집을 팔 때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을 결정하는 간단한 심리만 알아도 큰 어려움 없이 집을 팔 수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텀이 최근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입증된 바이어들 주택 구입 결정시 작용하는 몇몇 심리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 ‘이 집이 내집’ 판단에 수초


일반적으로 주택 구입 결정을 내리는 데 수개월, 때로는 1년이 허비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바이어의 머릿속에서 ‘이집이 내집이다’라는 판단을 내리는 데는 불과 수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BMO 파이낸셜 그룹이 발표한 ‘내집 사냥의 심리학’(Psychology of House Hunting) 보고서에따르면 무려 80%가 넘는 바이어들이 현관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수초내에 자신이 구입할 집인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인은 간단하다. 뇌속의 본능적인 판단 기능이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의지적으로 심사숙고할 때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 결정을 내리기 전 여러 집을 보러 다니고 각 매물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결국 뇌속에서 이미 결정을 내린 집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집을 성공적으로 팔기 위해서는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바이어의 마음을 사로 잡느냐가 관건이다. 바이어의 첫인상은 이미 현관문을 들어서기 전에 결정된다. 현관문을 들어서면서 보게되는 앞마당과 건물 정면, 출입문 등이 바이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들이다.

소위 ‘커브 어필’로 불리는 건물 외관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야 바이어의 주택 구입 결정에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 바이어의 코를 혼동시키면 안된다

집을 보여줄 때 바이어의 눈은 물론 코를 공략해야 한다. 악취를 반드시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향기로 바이어의 코까지 사로잡아야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악취 제거를 위해 여러 가지 향기를 집안에 뿌리면 바이어의 주택 구입 결정을 오히려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워싱턴 주립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쇼핑객들이 오렌지향 한 종류만 사용한 가게에서 오렌지, 바질, 녹차향 등 여러 향기가 혼합된 가게에서보다 약 32% 더 오랫동안 쇼핑을 즐겼다.

여러 향이 혼합된 경우 냄새가 좋을 수는 있지만 무슨 향인지를 파악하려는 뇌기능이 작용하기 때문에 주택 구입 결정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향기로 바이어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반드시 한 종류의 향만 사용하고 레몬, 바질, 소나무 향 등이 효과적이다. 만약 향 제품을 준비할 여유가 없는 경우 주택 청결제인 ‘파인-솔’(Pine-Sol) 등을 주방 싱크대나 등 악취가 나기 쉬운 곳에 조금씩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숫자 9를 피하라

일반 소매 업소 가격표에는 유독 숫자 9가 눈에 많이 띈다. 9.99달러, 19.99달러 등 9를 활용한 가격 마케팅 전략의 일종이다. 10달러 대신 9.99달러로 가격을 정할 때 저렴하는 인식으로 제품을 집게되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자 심리다. 그러나 주택 구입 등 가격대가 높은 물품을 판매할 때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올드 도미니언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주택 매물 가격을 정할 때 가격 끝자리에 숫자를 9를 사용하면 바이어의 반응을 받기 힘들다. 가격표에 숫자9가 딸린 매물은 바이어들에게 마치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을 주기 위한 셀러의 노력처럼 보인다는 연구 결과다.

마치 셀러가 가격을 낮춰서라도 빨리 팔아야 하는 것같은 인상을 주기때문에 오히려 바이어의 주택 구입 결정에는 역효과를 보이기 쉽다.

특히 100만달러가 넘는 고가 리스팅 가격에서는 9자의 사용 비율이 현저히 줄어든다. 한 조사에 100만달러를 넘는 리스팅 중 약 25%만 리스팅 가격에서 9자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 9가 가격에 사용되면 고가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주지 못해 고가 주택 구입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고가 주택의 가격에서는 숫자 5가 자주 눈에 띈다.


■ 홈 스테이징하면 매매 도움

바이어들은 전문 실내 장식인 스테이징이 실시된 집에 더욱 마음을 빼앗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테이징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 약 143일간 팔리지 않던 주택 약 63채를 대상으로 스테이징을 실시했더니 이후 평균 약 40일만에 빠르게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편화 추세인 스테이징이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결정을 좌우하는 것으로 보여준 조사 결과다.


스테이징은 전문 인테리어 업체를통해 실내 가구나 장식품 등을 교체또는 설치하는 작업이다.

전문가의 손길로 실내 디자인이 완성되는데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그만이다. 실내 디자인이 아무리 엉망이더라도 스테이징만 거치면어글리 홈도 모델 홈처럼 변신한다.

주택 판매를 위한 실내장식의 목적은 집을 보러온 바이어로 하여금 마치 자신의 집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을주기 위한 것이다. 주택 판매를 위한실내장식을 대행해 주는 ‘홈 스테이징’ 업체를 이용하는 것도 주택 판매에 도움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 ‘홈스테이징’이란 매물로 나온 집을 잘꾸며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과정이다.

주택 매매를 좌우하는 첫 인상을극대화하는 작업으로도 볼 수도 있다. 홈 스테이징을 통해 매매 절차와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때로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집을 팔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 홈스테이징 디자인’(www.hsdca.com)에 따르면 홈스테이징 비용은 가구당 약 2,000달러정도다. 전문 업체를 통할 경우 가구부터 각종 장식용 액세서리까지 제공받는다.

또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을 통해매물로 나온 집의 부정적인 측면을최소화해 매매를 돕기도 한다. 홈 스테이징 방법을 담은 각종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셀러 스스로도 홈 스테이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부동산 관련 케이블 채널로 인기 높은 ‘HGTV’ (www.hgtv.com)나‘www. homestaging.com’ 등을 통해 셀러 스스로 실시할 수 있는 홈 스테이징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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