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늑대보호 구역 / 하린

2015-10-2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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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보호 구역 / 하린

제이슨 장 ‘솔튼씨’

배고픈 한 마리의 늑대가 밤을 물어뜯는다
고결(高潔)은 그런 극한 상황에서 온다
야성을 숨기기엔 밤의 살이 너무 질기다
그러니 모든 혁명은 내 안에 있는 거다
누가 나를 길들이려 하는가
누가 나를 해석하려 하는가
발톱으로 새긴 문장이 하염없이 운다
부르다 만 노래가 대초원을 달리고
달이 슬픈 가계(家系)를 읽고 또 읽는다
그러니 미완으로 치닫는 나는 한 마리의 성난 야사(野史)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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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에서 제외된 이들의 이야기가 야사(野史)이다. 맞는지 틀리는지 때로 기록도 불분명한 야사에는 야성의 정사(正史)가 있다. 뜨거운 야성을 숨기기엔 너무 답답한 밤, 늑대는 늑대가 되고 혁명은 혁명이 되니, 그 야사(野史)를 품지 못한 역사는 정사가 아니다. 역사책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 우리나라, 정치적 문제를 떠나 인간 층층사의 수만 가지 관점이 어떻게 단일화될 수 있을까. 21세기는 정보의 시대다. 성난 야사의 힘을 막아서도 안 되지만 막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리라.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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