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벨상을 두 번 탄 사람들

2015-10-20 (화) 12:00:00 염상섭 / 물리학박사
크게 작게
올해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명단이 발표되었다. 역시나 일본인 과학자들의 수상이 많다. 올해 과학상 수상자 중에는 중국인도 있다. 이전에는 물리학의 양 교수 같은 중국계 미국인이었으나 이번에는 중국국적의 토종 과학자이다.

한중일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만이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아직 한명도 없다. 노벨과학상 분야의 기초과학 발전이 미래의 원천기술이 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의 기술과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한 신기술 창출능력이 중국 일본에 비하여 뒤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초과학을 푸대접하는 사회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없다. 물리학을 전공한 필자는 오래전 한국의 과학기술계에 근무한 적이 있다.


물리학회에서 들은 얘기다. 공학이나 경영학 계통의 전공 교수들이 “물리학이 밥 먹여 주냐?”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우리 기초과학계를 암울하게 한다. 많은 촉망받는 과학자들이 기초과학계를 떠난다면 한국인 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에는 한국 전쟁이후 모두 가난하여 노벨상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이제는 한국의 경제력이 나아졌으니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이 창의적인 과학자들을 키우고 있는지 심히 우려가 된다.

한 번도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적이 없는 한국과 달리 동일인물이 노벨상을 두 번 탄 경우가 있다. 퀴리 부인은 방사능 발견으로 물리학상을 수상 후 라듐 관련으로 또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1956년 물리학상을 받은 존 바딘 교수는 1972년에 초전도 이론으로 또 수상하였다. 화학자 중 화학상 이후 평화상, 화학상을 두 번 수상한 과학자도 있다.

필자가 전공한 물리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두번 수상한 바딘 교수는 처음으로 트랜지스터를 발명하였다. 당시에는 진공관으로 신호를 증폭시켜 라디오 등의 전자기기를 만들던 시절이었다.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대체하면서 아날로그시대에서 지금의 디지털 시대로 변천하는 초석을 마련하였다. 그의 계속된 호기심은 다시 초전도 이론을 정립시킨다.

초천도란 물질의 전기저항이 어느 임계온도 이하에서 완전히 없어지는 현상이다. 전기 저항이 없으니 MRI 등에 쓰이는 초전도자석에서는 전기저항이 완전히 없는 전류가 흐르므로 높은 자기장의 자석을 만드는데 이용된다.

그때까지 초전도 현상은 물리학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았으나 쿠퍼쌍 이라고 부르는 전자쌍의 이론으로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여 다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초전도 이론 발명자의 첫 자를 딴 BCS 이론으로 당시의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탄 이들의 개척정신을 본받아 한국인 후예들도 언젠가는 노벨상에 도전 하는 사람들이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은 당분간 노벨상 수상자가 없을 것”이라는 식의 패배정신을 버리고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2차대전 중 윈스턴 처칠이 말한 “절대 포기하지 말라(Never give up)”는 연설을 과학자들과 과학 꿈나무들이 기억했으면 한다.

<염상섭 / 물리학박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