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내가 좋다’를 읽고
2015-10-06 (화) 12:00:00
어느 주일 날 부르더스 호프 공동체에서 일하는 한 분이 나에게 책 한 권을 주었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가 썼고, 원마루가 옮긴 ‘나이 드는 내가 좋다(Rich in Years)’라는 책이었다. 저자는 부루더스 호프 공동체의 목사였으며, 40여 년간 많은 이들과 상담을 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과의 상담 내용을 중심으로 자기의 생각을 써 내려간 글이다.
이상한 것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의 제목처럼 나이 드는 내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거다. 내용 중 가장 나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것은 지은이의 누나 로즈빗 메이슨의 이야기다. 저자의 누나는 열 살 된 딸을 골육종으로 잃었고, 이어 몇 주 뒤에 남편 데이브가 암 진단을 받아 여섯 달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오랫동안 중학교 교사였던 메이슨은 포기를 잘 몰랐다. 그 때마다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했고, 혼자서 잘 하던 일도 ‘그냥 다른 사람이 하게 놔두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특히 공감 가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제는 조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해”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뭔가 기여해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 된다는 생각은 접어야 해” 등등이었다.
이 부분에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해결하지 못했던 나의 문제가 떠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화해 못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 화해시키려 애썼던 나 자신에게 이들의 불화가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자책했던 일이었다.
내가 무엇이길래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이 생각 또한 자만이었음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