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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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바 늘어선 ‘작은 유럽’

2015-10-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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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속 유럽을 만끽할 수 있는 홍콩 스탠리 지역

휴가는 짧고 유럽은 멀다.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을 품고 싶지만, 시간은 부족하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않은 이들에게 만만한 곳이 홍콩이다. 99년간의 영국 식민지배로 동서양의 풍미를 함께 품고 있는 곳, 인천국제공항에서 세 시간반 만이면 닿을 수 있는 홍콩에서 작은 유럽을 만났다.

‘홍콩’하면 화려한 야경을 먼저 떠올린다. 어디를 둘러봐도 고층빌딩이고 거리마다 차와 사람으로 넘친다.

한적함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홍콩에서도 유럽풍의 여유가 넘치는 곳이 스탠리 지역이다.


홍콩역에서 스탠리 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40분가량 달리면 고즈넉한 백사장을 품은 리펄스베이가눈 앞에 펼쳐진다. 탁 트인 해변 뒤로 산이 둘러진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홍콩의 대표적 부촌으로 한달 임대료가 2,000만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맨션들이 즐비하다. 홍콩 최고의 갑부 리카싱을 비롯한 부호와 스타들의 몰려 사는 곳이다. 용의 기운이 산과 바다를 오갈 수 있도록 건물 가운데를 뚫은 ‘리펄스베이 맨션’은이곳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맨션으로의 진입은 엄격히 통제되지만 해변 만큼은 서민과 여행객들에게 개방돼 휴양지로 사랑 받고 있다.

500m 남짓한 백사장은 물론 탈의실과 샤워실 등 모든 편의시설이 무료다.

백사장 동쪽 ‘틴하우 사원’은 이채로운 즐거움을 안겨준다. 과거엔 어부의 안전을 기원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사원이다. 아래를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1,000세까지 산다는 ‘천세문’과, 건너기만 하면 젊어진다는 ‘장수교’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자녀를 갖고 싶은 이들, 부자를 꿈꾸는 이들도 속는 셈 치고 조각상 앞에 두손을 모은다.

리펄스베이에서 버스로 15분이면유럽의 한적한 포구를 연상케 하는 스탠리 지역이다. 대표적 명소 스탠리마켓은 크지 않은 재래시장임에도 다양한 잡화와 기념품 매장을 갖춰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싸지도 않고 흥정도 가능하다. 적당히 깎아주는 상인과 적당히 속아주는 관광객 모두 웃음짓는 샤핑공간이다.

스탠리마켓을 빠져나오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해안이 펼쳐진다. 시원한 맥주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오픈 테라스 바가 늘어서 있어 유럽 여행의 기분을 내기에 더할 나위 없다.

스탠리 해변은 리펄스 해변과는 또다른 아늑함을 풍긴다.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와인애호가의 천국 홍콩

홍콩은 2008년 아시아 관광산업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저도수 주류면세’ 카드를 꺼냈다. 알콜 함량 30도 이하의 술에 세금을 없애 자와인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무렵 시작한 ‘와인&다인 페스티벌’이 기폭제가 돼 홍콩은 와인 애호가의 천국으로 거듭났다. 올해 축제는10월22일부터 25일까지 구룡지역의새로운 관광명소로 뜨고 있는 뉴센트럴 하버 프론트에서 열린다. 200개의 와인부스와 100개의 음식 부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려놓았던 홍콩 독감도 사실상 종식됐다. 8월 들어 독감 의심환자 중 양성판정 비율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홍콩=<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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