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왕복 10~12시간 그늘 없고 가파른 경사 어렵고 힘든 산행

2015-09-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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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10~12시간 그늘 없고 가파른 경사 어렵고 힘든 산행

오르다가 뒤돌아본 계곡.

[Iron Mountain]

이 Big Iron을 오르기 위해서는 몇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우선은 산행 도중에 식수를 구할 수 있는 데가 없고, 그늘이 거의 없는 가운데 가파른 경사를 오르고 내리는 10~12시간 내외의 힘든 산행이 될 것이므로 미리 충분한 물(4~6리터)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야간에 하산을 하게 될 경우에 대비하여 반드시 새 배터리의 헤드램프를 지참해야 하고, 급경사 구간의 등·하산 때 특히 요긴하게 사용될trekking pole을 지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산행을 아주 이른 새벽에, 가능하면 일출시각보다 두서너 시간 더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점이다. 정상에 올라서게 되는 시각이 오전 11시 이전이 된다면 햇볕이 한창 뜨거운 시각에 산을 오르는 고역을 피할 수 있고, 고산에서 흔히 겪는 ‘오후의 기상악화’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함은 물론, 일몰이 되기 전에 여유롭게 하산을 마치게 되어 훨씬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왕복 14마일에 순 등반고도가 7,200’(등산 때 6,600’, 하산 때 600’)가 되며 왕복 10~12시간 내외가 소요되는 도전적인 힘든 산행이다.

등산코스이곳 주차장에서 Heaton Flats에 있는 등산로 입구까지는 대략 0.5마일의 거리가 되는데, 차량통제 게이트를 지나 북동쪽으로 나있는 넓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화장실 건물과 Heaton Flats Trail(8W16) 입구임을 알리는 큰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등산로를 따라서 올라가는 것으로 본격적인 이 산의 등산이 시작된다.

대략 처음 1마일 정도의 구간은 Iron Mountain으로 이어지는 첫 능선 위에 올라서기 위해 계곡을 불규칙적인 ‘S’자 형태로 휘돌며 나아간다.

일단 능선에 올라서면 북동쪽의 시야가 트이면서 Mt. Baldy쪽으로 첩첩한 산줄기들을 보게 된다.

왼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가면 곧 Wilderness Sign이 있다. 길은 갈림길이 없이 한 줄로 계속되어지므로 마음이 편하다. 걸어 오를수록 전후좌우의 전망이 넓어지면서 계속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실감케 된다.

4개 정도의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고 내리며, 때로는 사위의 전망이 환히 뚫리고 때로는 전망이 가리는 길을 가다보면 등산인들이 Heliport라고 부르는 아담한 돌출 개활지(plateau)에 이른다. 야광물질이 부착된 플패스틱 표지가 돌 위에 박혀 있다.


이곳을 지나면 곧 등산로가 아래로 급히 내려가면서 saddle에 내려서게 된다. 약 4마일을 온 지점으로 Allison Saddle(4,500’) 이다. 여기까지가 Heaton Flats Trail이고 Sheep Mountain Wilderness 구역이다.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정규 등산로는 여기에서 끝나게 되고, 여기부터는 단지 등산객들이 왕래하면서 생긴 ‘Use Trail’을 따라, 정상까지 약 3마일에 고도 3,500’의 급경사면을 올라가야 한다.

Saddle을 지나면서는 대체로 동북방향으로 뻗어오던 등산로가 이제부터는 거의 정북 방향으로 굽어진다.

처음 10분 정도는 경사가 급하고 흙이 부드럽고 물러 발걸음이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어서 trekking pole이 많은 도움이 된다.

지치고 숨이 가쁠 때는 잠시 시선을 밖으로 돌려 주위의 전망을 보면서 ‘산행의 기쁨’을 음미해 보자. 동북쪽으로 가까이 있는 웅장한 산군의 중심은 Mt. Baldy(10,064’)이고, 서북쪽으로 웅장한 산군의 최고봉은 Mt. Baden Powell(9,407’)이다.

오르고 오르다가 이윽고 처음으로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곳에 다다르면 이는 아마도 해발고도가 6,000’쯤은 되는 곳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을 것으로, 이제는 겨우(?) 2,000’만 더 오르면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크게 위로가 된다.

한참을 걷다보면, 제법 큰 Jeffrey Pine 두 그루가 머리를 맞대고 스크럼을 짜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다가가다 보면 마치 한국의 사찰에 들어갈 때 맨 먼저 만나게 되는 일주문이 연상된다. 어느덧7,000’ 내외의 고도에 이른 것인데,무릇 중생이 한량없이 윤회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들의 세간과, 온갖 번뇌와 윤회를 벗어난 부처와 보살이 고요히 머무는 출세간의 경계가 된다는 문이 일주문이라고 한다.

대략 30~40평 크기의 정상 바닥은 시골집 앞마당을 방불케 하는 매끈하게 평평한 환한 흙이다. 북쪽으로 Pine Mountain Ridge와 Blue Ridge 바로 앞에 도열해 있고, 좌로는 Baden Powell, 우로는 Baldy가 한껏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일찍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자태이다. 이 Iron Mtn의 사랑을 이끌어내려고 짐짓 몸치장을 새로 하고, 서로가 숙명의 연적으로 팽팽한 긴장 속에 이곳을 주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동서남북 원근고저 어디라도 산과 산줄기로 빽빽하다. 어디를 보아도 다 아름답다.

한쪽 편에 자그맣게 쌓아놓은 돌무더기 안에는 여러 권의 정상등록부가 들어 있다. 나보다 앞서서 이곳에 올랐던 얼굴 모르는 많은 등산인들의 소감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도, 빼어난 사방의 전망을 보는 것 못지않게 풍류적인 흥취이고 무아지경에서의 휴식이 아닐까 싶다.


#가는 길

210번 Freeway의 Azusa Ave.(SR-39)로 나와서 이 SR-39를 따라 북쪽으로 12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큰다리인 ‘East Fork Bridge’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하여 다리를 건너서 중심도로인 East Fork Rd.를 따라 약 3마일을 가면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오른쪽 길로 직진하여 약 3마일을 더 가면 길이 막히면서 왼쪽으로 화장실이 완비된 큰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주차한다.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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