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형 인간의 실패기
2015-09-25 (금) 12:00:00
언제나 나는 그랬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저녁 8시 뉴스 보다가도 잠에 빠진 적이 있다. 반면 일을 해야 하면 새벽 3시에도 거뜬히 일어난다. 새벽형 인간?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그래서 인생이 성공적이었나? 그건 아닌 거 같다.
어릴 적 친구들에게 “우리 집에 가서 놀자, 자고 가”라고 하면 “가면 뭐해, 넌 일찍 자버리는 데....”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친구들을 불러놓고 먼저 자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결혼 후 시댁에 가도 시어머니가 말씀을 하시다가 “아가, 너는 졸리면 먼저 자라!” 하신다. 나는 미안하지만, 먼저 잠자리에 든다. 그러면 남편과 어머니는 대화의 꽃을 피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그리 미안해 할 것은 없었다. 시어머니에게 아들을 독차지할 기회를 드린 것이다. 윈 윈인 셈이다.
생각해보니 신혼여행에서도 슬픈 추억이 있었다. 호주의 시드니로 여행을 갔는 데 나는 본전 생각에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새벽부터 일어났다. 신랑은 나와 정반대인 올빼미 형, 쿨쿨 자고 있었다. 새벽 4~5시였던 것 같다.
문제는 저녁에 일어났다. 오페라를 보러 갔는데, 오페라 시작 10분후부터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코까지 골면서 잔 듯하다. 툭툭 치는 손등을 느끼며 깨어보니 오페라는 끝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