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감어린 우리끼리의 말들

2015-09-2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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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주 / 샌프란시스코

미국에 처음 와서 한인마트에서 김치를 몇가지 샀다. 그런데 상표를 보니 모두 ‘썬김치’가 아닌가. 해가 많이 드는 동네라서 ‘썬’이라는 상표를 많이 쓰나 보다 했는데, 다음에 마트에 가서 보니 대부분이 썬김치였다. 썬김치의 반대말은 안썬 김치 혹은 포기김치였던 것이다.

미국에 오니 한인들끼리 쓰는 독특한 말들이 있다. 서울에서는 썬김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주로 포기김치로 팔고, 썰어서 파는 경우는 맛김치 등의 이름으로 판다.

또 재미있는 말은 가라지라는 말이다. 차고를 대부분 애매하게 가라지라고 부른다. 정확한 영어식 발음도 아니고 상당히 한국적인 발음으로 가라지라고 한다. 한인사회에서는 한국인의 고유 발음을 섞어서 말해야 공감대가 형성되고 식구같이 느껴지는 것 같다.


미국에 오래 사신 삼촌께서 냇가에 ‘카요리’가 나타나니 조심하라고 하셔서 고민한 적도 있다. 북가주에만 사는 독특한 동물인가? 가오리랑 무슨 관계가 있는 동물인가? 알고 보니 그것은 우리말로 ‘코요테’였다.

여기서 한인사회 밖으로 나가면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헤매는 일이 또 얼마나 많은지. 세상은 넓고 언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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