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여섯 생일을 맞는 아들에게

2015-08-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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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정 / 버지니아

사랑한다는 말로도 충분하지 않을 만큼 소중한 내 아들아. 오늘도 아름다운 날이 시작되고 네 하루도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구나. 키가 엄마보다 한 뼘이나 더 커버린 사춘기 나이지만 엄마는 밤새 젖었을지도 모를 네 침대 확인부터 해야 하니… 잠깐 우울하긴 하다.

아침식사 때 자꾸 음식을 손가락으로 확인하고 먹는 네게 여지없이 쏟아내는 엄마의 잔소리가 귀찮지? 그래도 엄마는 너와 같은 자폐아들의 특이한 감각행동도 끊임없는 반복학습으로 언젠간 고쳐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란다. 한두 가지 음식만 고집해서 매 끼니가 전쟁 같았던 예전을 떠올리며 밥 한 그릇을 국에 말아서 깨끗이 비우는 널 보며 감사하고 울컥해진다.

샤워를 도와주고 몸을 닦아 주느라 무릎을 굽히면, 계속 자라 지금보다 더 커질 너와, 나이 들어 작아지고 힘 없어질 내 몸을 상상하며 또 잠깐 슬퍼지기도 한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함께 어울릴 친구 하나 없이 오랜 시간 컴퓨터만 들여다보고 있는 네 모습에 엄마는 맘이 아프구나. 언젠간 우리 아들을 이해하고 맘을 나눌 친구가 생길 수 있을까? 지금은 형이랑 동생이 수영과 산책도 함께 하고 영화도 보러 가지만 점점 바빠지고 저마다의 인생을 설계해서 떠날 시기가 왔을 땐 어떡하나 엄만 마음이 바빠진다.

하지만 이제껏 숱하게 닥쳤던 어려움마다 따뜻한 손길로 위로해주셨던 하나님을 신뢰하고 나아갈 거야. 누군가는 열다섯 큰 덩치에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널 보며 혀를 끌끌 찰 테고, 누군가는 네가 만드는 의미 없는 소리에 짜증스러워 할 테고, 또 누군가는 소통이 어려운 널 미리부터 피할 테지만… 엄마에게 넌 이 세상 둘도 없는 소중한 존재고 날마다 기쁨을 선물해주는 완벽한 아들이란다. 사랑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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