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프장에서의 하루

2015-08-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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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란 / 매릴랜드

공짜 티켓이 생겨 타이거 우즈가 출전한다는 PGA 경기를 보러 버지니아에 있는 골프장에 갔다. 함께 간 친구들 모두 들떠 소풍을 가는 기분이었다.

너무 들떴던 탓인가 한 부부가 티켓을 집에 두고 왔다고 했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려고 가보니 티켓이 거의 다 팔렸고 남은 티켓은 한 장에 45달러라고 했다. 이 부부는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한 시간이 걸리는 집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두 장에 90달러 내느니 왕복 두 시간이라도 갔다 오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타이거 우즈, 최경주, 대니 리, 위 킴 그리고 우승한 트로이 메릿, 저스틴 로즈 등을 따라 다니며 그들이 치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하고 또 각자 흩어져 이곳저곳을 구경하기도 했다.


한 친구는 선수들이 공을 칠 때는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그들이 공을 치고 걸어 갈 때 멀리서 자기와 그 선수를 함께 넣어 사진을 몇 장 찍었다고 해서 다들 한바탕 웃었다. 다른 친구는 유명 선수들 다섯 명의 사인을 받았다며 흥분했다. 최경주 선수는 이제 나이 탓인지 20대 젊은 선수들이 뒤에서 계속 쫓아와 초조해서 인지 다리에 힘이 없어 보이고 기운이 빠져 보인다며 안타까워하는 친구도 있었다.

골프장에는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도 조용하고 질서정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미국 사람들 정말 신사”라며 많이 배웠다고 한 친구는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이 세상에 쉬운 일이 절대 없구나”하면서 텔레비전에서 볼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직접 보니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며 사는 가를 알았다고 했다. 골프장에서 얻은 귀중한 경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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