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색역세권 철도부지, 택지개발 방식 개발…광운대·구로·신이문역 일대도 대상

2015-07-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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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공사 등이 택지 조성 후 기업에 매각·임대

▶ 비용부담·리스크 줄여··· 공공·민간 모두 ‘윈윈’

수색역세권 철도부지, 택지개발 방식 개발…광운대·구로·신이문역 일대도 대상

수색역세권 일대 전경.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마포구 상암동 일대 20만㎡ 부지에 영등포 타임스퀘어(연면적 37만㎡)보다 큰 규모의 상업·문화 복합시설을 지으려던 수색역세권 개발사업.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한 이 프로젝트는 수차례 사업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지연돼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거대한 부지를 한꺼번에 매각하다 보니 사업자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너무 컸던 것이다. 여기에 토지 조성을 위한 비용과 절차 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 15만㎡에 달하는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등 다수의 역세권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 역시 비용과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사업구조를 개선하지 못한 탓이 크다.

28일 서울시와 코레일에 따르면 철도부지를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개발하고 향후 민간에게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서울시와 코레일이 철도부지를 택지개발 방식으로 개발하기로 한 것은 민간 사업자의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줄여 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 철도부지, 도시개발사업 후 민간 매각

=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철도 역세권 개발사업이 계속 지연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게 절실한 시점"이라며 "책임 있는 개발자와 단계별 계획, 그리고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코레일 등은 이에 맞춰 철도부지를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개발하고 향후 민간에게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즉 복합상업시설·업무시설 등을 지을 수 있는 땅을 SH공사 등 공공이 조성해주고 이 땅을 매입한 민간 기업이 직접 건물을 짓는 식이다.

거대한 부지를 구역별로 나눠 용도에 맞춰 팔기 때문에 민간의 부담이 줄어들고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앞서 지난 27일 서울시와 코레일이 업무협약을 맺은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의 경우 우선 수색동과 상암동을 잇는 남북연결도로, 보행자통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구역, 수색역 구역 등 4개 구역 중 DMC역 구역(3만5,000㎡)의 사업자를 모집해 도시계획시설 사업으로 진행한다. 철도시설 이전이 완료되면 차량기지 이전구역(6만5,000㎡) 역시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된다.


◇ 수색·광운대·구로·이문역 일대 등 활용

= 이 같은 개발 방식은 수색역뿐만 아니라 광운대역, 구로구 구로역 일대(25만3,224㎡), 동대문구 신이문역 일대(21만7,298㎡) 등의 철도부지 등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개발 가능 대상지는 대부분 철도시설 축소 및 이전이 필요하고 부지면적이 넓어 일괄매각이 어려운 곳들이다. 당장 사업이 본격화한 곳은 수색역뿐이지만 현재 코레일이 광운대역 일대를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하는 안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활용 가치가 높지만 마냥 방치돼 있는 철도부지를 선별해 수익을 내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철도시설을 이전하고 선로를 조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보유한 철도부지를 활용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공공과 민간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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