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준비된 의원들, 준비 안 된 한인들

2015-07-2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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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수 / 사회부 차장대우

지난 23일 LA 한인타운 내 한 교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및 새정치민주연합 재외국민위원장 초청 재외동포 정책 포럼장. 이날 행사는 철저하게 준비된 국회의원들에 비해 한인 참석자들은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못한 모습이 극명하게 대조됐다.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과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여야의 재외국민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여 재외동포 정책과 관련한 건의사항을 수렴하기 위한 이날 간담회는 그런 면에서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간담회였다.

양당의 재외동포 정책을 담당하는 최고위원을 초청한 이 자리에서 한인 참석자들 중 일부는 1분 만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질문들을 자기자신에 대한 소개부터 자랑에다 두서없는 인사말까지 늘어놓으며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


특히 한 단체 회장은 이날 행사를 주최한 광복 70주년 LA 범동포준비위원회에 자신의 단체가 제외됐다는 불만과 함께 행사장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준비되지 않은 점을 트집잡으며 소란을 피웠고, 또 다른 참석자는 한인 불체자들을 위한 영사관 ID 발급과 관련해 일방적인 주장만 늘어놓다 마이크를 빼앗기는 등 추태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 가운데 일부는 고성을 지르며 발언자를 저지하는 등 성숙하지 못한 모습까지 보였다.

이날 주최 측은 LA 한인사회 역사상 양당의 재외동포위원장이 한 자리에서 재외동포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결국 한국 정치권의 정책결정권자들에게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기회를 맞은 한인 참석자들은 그에 걸맞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반해 양당의 국회의원들은 이번 행사를 한인사회에 재외동포 정책 개선의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재외투표소 추가 설치와 동포청신설 법안 발의를 발표하는 등 한인들을 위한 정책 보따리를 풀어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한인사회에서 정치인들이 주최하는 동포간담회와 관련해 매번 제기되온 지적 사항은 정치인들이 약속만을 남발한 뒤 실제 이뤄지는 것은 없는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철저하게 준비한 정치인들에 비해 한인들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양당의 재외동포 준비위원장들이 정책에 반영할만한 별다른 건의사항도 나오지 않는 양상이 되어버렸다.

이번 주말에는 LA를 방문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한인 수백명과 만나 한인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다.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김무성 대표와의 간담회에서는 정말 철저하게 준비해 미주 한인사회의 현실을 알리고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받아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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