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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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 사태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영향

2015-06-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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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김 /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얼마 전 잘 아는 분이 운영하는 잔디 깎는 기계를 고치는 사업체 ‘lawnmower shop’에 들른 적이 있다. 늘 밝은 얼굴에 낙천적인 성격인데 이 날은 왠지얼굴 표정이 조금 어두워보였다. 무슨 일인지 이유를 물어보니 최근 가게 매상이 30% 정도 떨어져 조금씩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2007년 이후의 미국의 경제불황 속에서도 비즈니스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불경기와 무관하다고 했었는데 최근 급격한 매상감소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바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사태 때문이라고 한다. 잔디에 물을 주는 것을 규제하면서 물 부족으로 잔디가 자라지 않게 되고, 따라서 잔디를 이전처럼 자주 깎을 필요도 없게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한 경우 물을 주지 못해 잔디가 죽으며 아예 잔디를 깎을 필요도 없게 된다. 따라서 가드너들의 잔디 깎는 기계도 사용빈도가 줄어들어 잔디 기계수리나 구입을 줄이게 돼 비즈니스가 직접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주택 오너들이 현재의 가뭄사태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의장기적인 문제로 보고 이번 가뭄을 계기로 잔디면적을 줄이거나 잔디를 아예 없애 버리려고 반영구적인 콘크리트나 인조잔디로 개조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잔디 깎는 횟수의 감소나 잔디 면적의전체적인 감소는 가드닝, 조경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당연히 잔디깎는 기계를 매매하고 수리하는 소규모 비즈니스에서부터 잔디 깎기를 제작하는 제조업체까지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물 부족사태로 인한 영향이 미약하나마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영장이 딸린 일반 주택의 기피현상이다. 이전에는 수영장이 달린 집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피트니스 센터 등 대형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굳이 집에서 수영을 할 필요가 없게 된것이다.

특히 한인 바이어들 사이에는 이전부터 수영장이 있는 집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물 부족사태로 거부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적게는 몇만달러, 혹은 그 이상의 많은 돈을들여 만든 수영장이 이전의 선호대상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략해 가고 있다. 또 물 부족으로 인해 죽은 잔디나 상태가 좋지 않은 잔디 등으로 주택 외관이 초라해 보이면서 이러한 주택들은 매매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물 부족사태는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주지만 물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은 다세대 주택인 아파트에도 서서히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아파트 소유주들이 물 값을 소유주 부담에서 점차 테넌트들에게 물 값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렌트 규정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추가부담은 렌트비가 인상되는 것이나 다름없어 가뭄으로 테넌트들이 입는 피해는 점점 더 증가추세에 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물을 많이 사용하는 모텔, 호텔, 카워시 등도 물값 인상을 이유로 숙박료 등을 올리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이러한 물 부족사태로 가주내의 농수산물이나 기타 여러 산업분야에 물가 인상요인을 제공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최저임금 인상분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이 될 수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물 부족사태로 인한 피해는 의외로 우리들이 시선이 잘 가지 않는 곳에서부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13)590-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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