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규 분양, 85㎡ 초과 아파트가 사라진다

2015-04-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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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물량 중소형이 93.8%…

▶ 평면 진화로 ‘중대형 같은 소형’ 늘어

[서울경제부동산 114 전수조사]

한신공영이 이번 주부터 청약을 받기 시작한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아파트는 총 1,358가구의 대단지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1,358가구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로 이뤄진 점이다. 이른바 대형 평수인 전용 85㎡ 초과(40평형대 이상)는 단 한 가구도 없다.

올해 들어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전용 85㎡ 초과 아파트가 사라지고 있다. 올 들어 공급된 아파트 10가구 중 무려 9.4가구가 중소형으로 구성됐을 정도다. 이에 따라 40평형대 이상 대형 아파트는 일부 고가 주택 선호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자취 감추는 전용 85㎡ 초과 아파트

10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전국 분양물량을 전용면적별로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전용 85㎡ 초과 대형 아파트는 아예 찾아보기 힘들다.

분석 결과 지난 1월부터 4월8일까지 분양공고를 낸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7만3,827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용 85㎡가 6만9,271가구다. 소형 아파트 비중이 무려 93.82%로 사실상 올해 들어 대형 아파트 공급이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 전용 85㎡ 이하 비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 88.61%, 2013년 88.74%, 2014년 89.78%에서 올 들어서는 90%대를 넘으며 소형 아파트 대세 시대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단지는 전체 물량이 100%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다수 단지들이 전용 85㎡ 이하 물량을 대거 늘려 잡고 있는 추세다.

청약 경쟁률과 집값 상승률에서도 전용 85㎡ 이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아파트 신규 분양시 입지 여건이 나쁜 단지도 소형은 거의 1순위에서 마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매매가 상승률을 보면 85㎡ 이하는 2.89% 상승한 반면 85㎡ 초과는 1.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의 공급실적을 봐야겠지만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중소형이 잘 팔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중대형 비중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비자 수요 변화와 평면 개선이 한몫


40평형대 이상 중대형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이유로 우선 소비자의 수요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핵가족화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예전만 못하면서 더 이상 큰 집이 필요 없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면 진화로 85㎡ 이하도 방 4개 구조가 보편화되는 등 4~5인 가족이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어진 셈이다.

실제로 최근 선보이는 새 85㎡ 이하 아파트들은 대규모의 서비스 면적과 알파룸, 대형 수납공간을 갖춰 중대형 못지않은 전용면적이 확보되는 경우가 많다. 동탄2신도시와 대전광역시에 각각 공급된 ‘에일린의뜰’과 ‘관저예미지명가의풍경’의 경우 84㎡ 타입에 서비스 면적만 50㎡가 제공될 정도였다.

덧붙여 중소형 아파트가 집값 하락 위험이 적고 임대수익 목적에 유리하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에 따른 집값 변동을 경험하면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이 철저히 ‘실속형’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져 예전처럼 비싼 주택을 사서 거주하거나 임대로 놓으려는 경우가 상당히 줄었다”며 “중대형 아파트는 일부 고가 전월세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공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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