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감가상각비의 세금 폭탄
2015-03-06 (금) 12:00:00
문주한 <공인회계사>
50만 달러에 산 집을 같은 값에 팔았다. 남은 것이 없다. 그런데도 세금을 내란다. 순전히 감가상각비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감가상각에 따른 원가 감소와 감가상각비의 재계산(recapture)에 관한 특별규정 때문이다. 집은 건물과 땅으로 이뤄진다. 땅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가도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건물은 눈비를 맞고 세월이 흐르면 낡게 마련이다. 따라서 세무상으로는 건물분에 대해서 매년 얼마씩 가격을 떨어뜨리는 감가(減價)상각이라는 것을 해준다. 이것이 나중에 집을 팔 때, 생각지도 못한 세금폭탄으로 돌아온다.
앞의 50만 달러에 산 집을 건물분 27만5,000 달러와 토지분 22만5,000 달러로 나눴다고 치자. 건물분 27만5,000 달러는 27.5년 동안 매년 1만 달러씩 감가상각비(depreciation) 항목으로 비용 공제가 된다. 그만큼 세금 혜택을 본다. 이 집에서 1년에 2만4,000 달러의 집세(렌트)를 받는다고 가정을 해보자. 재산세와 이런 저런 비용으로 1만4,000 달러가 나가면 1만 달러가 남는다. 언뜻 생각하면 이것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한다.
그런데 세금보고 계산 방법은 다르다. 실제로는 돈이 나가지 않았지만 1만 달러의 감가상각비를 비용으로 공제를 더 해준다. 따라서 세금보고가 되는 임대소득은 zero가 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내용을 모른다는데 있다. 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면 당연히 따졌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덜 나왔으니 물어보지 않는다. 나를 위해서 전문가가 알아서 잘 했겠지, 그렇게 쉽게 생각을 하고 넘어간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매년 그 집에서 1만 달러씩 총 5만 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낸 세금은 한 푼도 없었다. 평화의 시절이었다. 나는 한 번도 묻지 않았고, 회계사는 한 번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드디어 그 집을 팔았다. 그런데 갑자기 1만 달러의 세금을 내란다. 50만 달러에 산 집을 같은 값에 팔았는데 세금을 내라니? 이번에는 회계사에게 따졌다. 생각보다 세금이 많이 나왔으니까 이번에는 물어봐야 했다.
첫 해에 1만 달러의 감가상각비 공제 혜택을 받았다는 것은 원가가 50만 달러에서 49만 달러로 줄었다는 뜻이다. 둘째 해에도 1만 달러의 감가상각비를 추가로 공제받았으니 원가는 또 48만 달러로 줄었다. 결국 5년이 지난 지금 그 집의 원가는 어느덧 45만 달러로 줄어있었다. 집을 갖고 있을 때는 감가상각비 비용 공제를 받으니까 세금이 줄어서 좋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그만큼의 원가가 줄어들고 있었다. 원가가 양도차액과 세금이 늘어날 수밖에. 이 억울함을 어디 가서 하소연하여야 하나. 나는 정말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