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한인회장 선거와 한인사회

2015-0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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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자유기고가)

뉴욕뿐만 아니라 뉴저지 한인사회의 장래가 밝고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사뭇 가슴이 뿌듯하다. 무슨 소리 인고 하니 입후보자 등록금이 물경 10만 달러나 되는 거금인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자로 헌신하겠다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필자가 1968년 미군 소령급 문관예우의 요직에 근무할 당시 연봉이 1만 달러가 넘지 않았고 1972년 뉴욕 굴지의 회사에 근무할 당시 첫해 연봉이 겨우 1만 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1982년 10년을 근속해서 수령했던 연 수입 총액이 10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지금껏 통장에 10만 달러라는 거금을 비축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요즈음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직에 어렵게 취직을 해서 첫 해 받는 연봉이 3만 달러 내외로 나와 있다.

그야말로 꿈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상황이 현 뉴욕한인회장 입후보자 자격 제일 요건이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거금을 내고 출마한 후보들이 서로 한인회장을 하겠다고 야단법석이다. 입후보 당사자들의 고매한 인격과 봉사정신에 비추어 본다면 본인들은 그렇지 않을지 모르나 주변 관계자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양상이 정말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정관이고 법이고 간에 둘로 갈라진 상태에서 상대방 흠집 내기와 비방을 불사하는 불미스러운 양상이 계속되는 건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물론 한인사회 손실 또한 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관계자들은 자칫 입후보자를 위한답시고 그릇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은 올바른 처세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될 것 같다.

작금 뉴욕, 뉴저지를 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낯 뜨거운 행태는 마치 한국의 저질스러운 국회의원들의 이전투구, 아귀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아 보고 듣기가 매우 안타깝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전 지역을 망라해서 설왕설래 말도 많고 탈도 많고 하면서 분위기가 점점 과열되는 조짐이다. 이러다 어디까지 치달을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뉴저지는 지난해에 이어 현재까지도 한인회 회장을 하겠다는 입후보자가 없어 목하 고민 중이라고 한다.

뉴욕한인회의 열기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뉴욕한인회장은 봉사직위라기 보다는 감투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면 누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당선이 되기 위해 혈안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이런 구태는 없어져야 한다.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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