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정치인의 한인회장 특정후보 지지 적절한가

2015-02-14 (토)
크게 작게
이명석 <전 퀸즈한인회 회장>

6년 만에 두 후보가 출마, 경선이 확정된 뉴욕한인회장 선거가 벌써부터 과열되면서 혼탁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선거운동도 시작되기 전부터 1.5세 현직 한인정치인과 정치인 출신 한인이 이번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특정후보 쪽으로 지지를 선언, 한인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쇼킹한 뉴스는 후보 등록조차 마감되지 않은 상황에서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이 “12일 플러싱에서 김민선 후보를 공식 지지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자처했다는 사실이다. 11일 보도 자료를 통해 김민선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고, 기자회견은 열지 않은 채 성명서를 통해 김 후보의 지지를 발표했다.


이번 론 김 의원의 특정후보 지지에 대해 한인사회와 한인언론들은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론 김 의원의 이 같은 특정후보 지지를 ‘극히 이례적’ 그리고 ‘한인사회내 론 김 의원에 대한 반대세력을 형성시키는 결과 초래’라는 표현도 있었다.

또 다른 정치인 출신이자 변호사인 J.D.김 뉴욕한인회 부회장이 또 다른 파문을 일으켰다. J.D. 김은 3년 전 제 16지구 뉴욕주상원의원선거의 공화당후보였다.

출마 전까지 한인사회에서 무명이었던 퀸즈한인회 수석부회장, 뉴욕한인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나름 열심히 일했던 그가 지난 6일 갑자기 “뉴욕한인회 선관위가 선거 결과에 관한 모든 결정 권한을 갖고 있으며, 후보들에게 법원으로부터 보호를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뉴욕한인회 부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논란은 그가 김민선 후보를 지지하기 때문에 부회장직을 사퇴한다고 하면 될 일을 ‘선관위를 비난하며 사퇴’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행동으로 뉴욕한인회의 다른 부회장 6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J.D. 김의 의도적 사퇴와 언론플레이’를 지적했다. 부회장 6명은 “J.D. 김이 김민선 후보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고문변호사로서, 서로 변호사와 의뢰인 관계”이며 “그의 부회장직 사퇴가 특정후보에 유리한 선거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의도적 행위로 의심된다”고 힐난했다.

특히 이들 부회장들은 “J.D. 김이 지난달 뉴욕한인회 이사회에 참석, 문제의 선관위 세칙이 논의될 때 충분한 반론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언론에 이를 비난하며 사퇴했다”며 이 같은 언론플레이는 “자신이 2년간 몸담았던 뉴욕한인회를 부정한 것”이라고 내심 배신감을 내비쳤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강조돼야 할 1.5세 한인정치인 출신들이 왜 이번 선거에 끼어들어 가뜩이나 혼탁한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기름을 끼얹고 있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뉴욕한인회는 물론 한인사회 전체의 도움을 받고 재선에 성공한 론 김 의원은 즉시 특정후보 지지발표를 철회하고 한인사회에 사과해야 한다.

역시 현 뉴욕한인회에서 2년간 부회장직을 수행한 J.D. 김도 이번의 경솔한 행동을 뉘우치고 이에 대한 사과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1.5세 정치인들의 순수성이 다시 인정되는 것이고, 이번처럼 1.5세들의 얄팍한 행동은 자칫 한인사회 내에서 그들의 정치생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