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황타개, 중국인 고객 유치로 해법 찾자

2015-02-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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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경제팀 기자>

얼마 전 퀸즈 플러싱에 있는 한 한인화장품 업소를 찾은 적이 있었다.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환한 미소로 나를 반기며 중국어로 뭐라고 얘기했다. 아마도 "찾는 물건이 있느냐"고 물었을 것이라 짐작하며 영어로 "난 중국어를 할 줄 모른다."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플러싱에서 자주 샤핑을 하는 한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 씩은 겪어 본 경험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한인 업소들이 중국계 고객들로 점령(?)되기 시작했다. 어느 한인 업소에선 내가 마치 중국 가게에 들어서는 타인종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실제로 요즘 맨하탄 한인타운과 플러싱 일대의 바비큐 식당을 가면 중국인들이 긴 줄을 이뤄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한 인기드라마에서 소개된(?) ‘치맥’을 맛보기 위해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점에 중국인 고객들로 발디딜 틈도 없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플러싱과 같은 아시안 밀집 지역에는 워낙 중국인 이민자가 많은 데다 최근 4~5년간 한류가 중국인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면서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서울 명동을 가면 중국 거리로 착각을 할 정도라는데 뉴욕도 정도는 덜하겠지만 점차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인 비즈니스들도 한인 소비시장 보다 몇 배는 더 큰 중국인 소비시장을 잡기 위한 다각도의 전략을 펴고 있다.

한인 화장품 가게, 베이커리, 식당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어 구사 직원을 채용하는 한편 중국어로 작성된 메뉴표나 전단지를 마련하고 있다. 요즘은 성형외과와 미용실 등 미용업계에서도 중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플러싱에 있는 한 미용실은 한류 스타의 스타일을 따라하려는 중국 고객들이 늘면서 최근 중국인 리셉셔니스트를 고용했다. 아무래도 스타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면 간단한 영어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중국인들의 ‘카톡’과 같은 메신저 앱을 이용해 중국어로 상담을 해주는 미용실도 생겨났다.

사실 한인 업주들에게 중국 고객들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한인 주력업종 마다 과포화가 된지 오래고, 불경기에 여전히 한인 소비자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한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기에는 무리인 상황이다.

당분간 한류 열기가 식지 않은 이상 중국인 고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몰 비즈니스들은 어떤 방법으로 중국인 고객 유치를 확대해 불황타개의 돌파구로 삼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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