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해 1분기 전액 현금 주택구입 29%

2014-12-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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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 부동산 이모저모

▶ 9월 에이전트 대상 범죄 발생 업계 충격 상업용 부동산 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전문가들 일부 지역 중심으로 거품 경고

올해 1분기 전액 현금 주택구입 29%

1년 내내 모기지 이자율은 큰 변동 없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가격은 지난해와 달리 상승 탄력을 크게 잃었다.

■LA 주택난 전국 최악올해 전국 최대 한인밀집 지역인 LA가 최악의 주택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주택관련 비용이 집값이 비싸다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지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LA는 두 도시에 비해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아 주택관련 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오명을 안았다. LA 지역 주민이 주택비용으로 쏟아 붓는 비용은 전체 가구 소득의 30%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특히 임대주택이 극심한 부족현상을 보이면서 임대료가 수년째 치솟고 있어 주로 서민들의 주택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LA 도심 지역의 주택난을 피해 일부 주민은 샌버나디노 카운티 등 교외 지역으로 이주를 택하고 일부는 주택을 불법 개조해 생활공간을 넓히는 등 부작용까지 발생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주택 크기 대형화 ‘유턴’2014년은 소형화 추세를 보이던 주택 크기가 대형화로 ‘유턴’한 한해였다. 주택시장 침체 이후 작아졌던 집들이 다시 커진 것이다. 에너지 비용이 치솟는 것에 아랑곳없이 주택 크기가 다시 커진 것은 큰 집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욕구 때문이었다.

2010년부터 점점 커지기 시작한 신규 주택의 크기는 평균 약 2,400스퀘어피트까지 증가했다. 주택시장의 침체 종료와 함께 주택 크기가 다시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대형 주택에 대한 인기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주택 ‘맥 맨션’ 시대로 접어든 줄 알았지만 주택 크기는 주택시장 침체 직후인 2008년 부터 작아지기 시작, 2009년 신규 주택의 중간 크기는 약 2,135스퀘어피트까지 줄어들었다.

당시 대형 주택의 시대는 끝난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듬해인 2010년부터 주택 크기가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침체기를 거치며 주택의 크기가 감소한 것은 큰 집에서 살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신용경색 등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주택의 중간 크기는 지난해 실제 주택 중간 크기와 근접한 약 2,266스퀘어피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건설업계에서는 모기지 대출조건이 완화되면 대형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집 보여주러 간 여성 에이전트 피살올해 9월에는 고객에게 집을 보여주러 나간 백인 여성 에이전트가 살해된 채 발견, 부동산 에이전트 업계가 다시 충격에 빠졌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에이전트 대상 범죄가 다시 발생, 업계 차원의 예방 가이드라인 마련 등 근본적인 범죄예방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진 계기였다.

아칸소주에서 낯선 고객에게 집을 보여준 뒤 실종됐던 여성 에이전트 베벌리 카터(49·사진)가 실종 5일 뒤인 지난 9월30일 오전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카터의 시신은 아칸소주 리틀락 지역에서 북동쪽으로 약 25마일가량 떨어진 곳의 한적한 교외에 위치한 콘크리트 제조업체에서 발견됐다.


카터는 지난달 26일 저녁 리틀락 교외 지역인 스캇에 매물로 나온 빈 집을 보여주러 나갔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집을 보여줬던 고객은 낯선 사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저녁 귀가하지 않아 실종신고 됐으며 해당 매물에서 약 30마일 떨어진 지역에서 실종 5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카터 사건으로 계기로 부동산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한 납치 및 성폭행 관련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쾌청’급격한 회복세에 이어 정체기에 접어든 주택시장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올해도 탄탄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지난해 이미 큰 폭으로 증가, 금융위기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주택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와 꾸준한 고용시장 안정에 힘입어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전 부문에 걸쳐 사자 세력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고 올해까지 이어졌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인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사에 따르면 2013년 1월부터 11월 사이 거래액 500만달러가 넘는 상업용 부동산 전체 거래액은 약 3,050억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사무실 건물과 창고, 공장 등 산업용 건물에 대한 구입이 늘었고 투자용 목적 큰 상가 건물과 아파트 건물, 호텔 건물은 물론 개발용 부지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쳐 거래액이 고르게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상업용 부동산 매물의 호가가 급등하면서 일부 부작용까지 나타났지만 그래도 상업용 부동산 구입 수요는 줄지 않았다.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수요가 높은 가주 등에서는 오히려 ‘매물난’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수요가 치솟자 매물이 감소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셀러들이 이미 내놓은 매물을 거두는 현상까지 나타나자 투자자는 물론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마땅한 매물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기존 보유 건물을 매각한 뒤 발생한 양도 소득세를 유예하기 위한 절세 수단 ‘1031 교환’에 차질을 겪는 건물주도 늘고 있다.

■주택 현금구입 비율 여전히 높아올해도 현금 주택구입 거래가 여전히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투자용 주택구입 때 현금 거래 비율이 높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실수요 주택 구입에도 현금 구입이 두드러졌다.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투자용 주택구입 거래 중 전액을 현금으로 지불한 이른바 ‘캐시 딜’은 약 2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비율로 주택 3채 중 1채는 구입 때 모기지 대출을 끼지 않은 전액 현금 구입이었다.

올해 현금 주택구입과 관련 나타난 특이한 현상은 현금으로 주택구입에 나서는 구입자 대부분이 이미 은퇴 연령층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라는 것.

장기간 주택보유로 모기지 대출 잔여금은 적은 반면 부동산 자산이 축적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보유주택을 처분하고 생기는 현금 자산으로 주택구입에 나서고 있어 현금 주택구입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주택 구매력 악화지난해와 올해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주택 구매력은 크게 악화됐다. 모기지 대출시장이 풀리지 않을 경우 주택 구매력은 더욱 나빠져 당분간 집을 구입하는 일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초까지 주택가격이 치솟으면서 당시 매물로 나온 주택 3채 중 1채는 비정상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비싸다는 것은 현재 가구 소득으로 주택 구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격이 높게 책정됐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 주택가격과 가구 소득에 차이가 있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 현재 나온 전체 매물 중 절반 이상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고 대부분 가주 내 대도시들이 포함됐다.

부동산 매물 검색 사이트 질로우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비싼 매물이 가장 많은 지역은 마이애미로 전체 매물 중 약 62.4%가 지역 가구 소득으로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쌌다.

LA와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샌호제 등도 모두 절반 이상의 매물이 지역 가구 소득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질로우닷컴은 각 지역 중간 가격대의 주택구입 때 중간 가구소득에서 차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비율을 조사한 뒤 주택가격 버블 형성 전인 1985~2000년의 평균 비율보다 높을 경우 구입이 힘든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주택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에 다시 거품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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