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기는 합병증 예방이 중요

2014-11-0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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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직 <내과 전문의>

일반인들이 많이 가지는 질문 중 하나는 감기에 걸릴 때 언제 의사를 찾아가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감기는 걸리고 난후에 몸조리를 잘하면 1~2주 안에 회복이 되는데 감기가 3주 이상 간다면 감기 이외에 다른 합병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감기 합병증으로는 급성 부비동염(축농증), 비염, 폐렴, 중이염 등을 들 수 있고 평소에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심하게 악화될 수 있다. 감기 자체가 직접적으로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인 원인 제공을 하기도 한다.

50대 중반의 전문직 여성인 김모씨는 한 달째 감기가 낫지 않아서 병원을 찾아왔다. 한 달 전에 목도 아프고 콧물이 나는 증상을 경험한 뒤에 저절로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먹었는데 목이 아픈 증상을 좋아졌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도 계속 콧물이 나고 미열이 그치지 않았다. 또 3일 전부터는 가래가 많아졌는데 가래 색깔이 점점 진한 노란색으로 변하는 것을 느꼈고 가래가 목 뒤로 넘어가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김씨는 검진을 받은 후에 의사로부터 부비동염 진단을 받고 항생제 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었다.


흔히 감기는 증상치료만으로도 2주일 안에 자연치유가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평소에 면역기능이 약하거나 흡연자, 감기를 앓으면서도 무리하게 일을 계속할 때는 단순 감기가 합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급성 부비동염은 성인 감기환자의 약 2%에서 발생하는데 세균성 부비동염은 항생제를 써야 완치가 가능하다. 노란 가래가 나오고 목뒤로 넘어가는 가래 때문에 똑바로 누워 있기가 힘든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났는데도 호전되지 않으면 세균성으로 보고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도록 한다.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에 오는 또 다른 합병증 중에 하나는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흡연자에 흔함)이 악화되는 것인데 급성 천식환자의 약 40%는 감기 바이러스 감염 후에 오는 합병증이다. 천식의 경우는 스테로이드제를 흡입제나 알약을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사용하도록 하고 흡연자에서 오는 만성 기관지염의 경우는 세균 감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생제를 병행해서 쓰도록 한다.

급성 중이염은 주로 소아에서 오는 감기 합병증이지만 성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으로는 귀가 아프거나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고 만성 중이염을 가지고 있으면 소리가 잘 안 들리거나 귀에서 물이 흘러나올 수 있다.

감기를 앓은 후에 목이 아프거나 열이 나는 증상들은 모두 없어지고 기침만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가벼운 기관지 천식일 수도 있고 감기 때문에 기관지가 민감해져서 기침이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감기를 한 달 이상 앓고 있다면 감기로 인한 합병증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앨러지 증상이 감기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한 달 이상 콧물과 기침, 가벼운 두통ㆍ근육통이 있다면 감기가 아닌 앨러지일 수도 있는데 앨러지의 특징은 열이 없다.

일반인들은 감기에 걸리면 항생제를 복용해야 빨리 낫는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항생제 없이도 증상 치료를 잘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주면 대부분은 자연치료가 된다. 다만 감기 후에 오는 합병증이 올 때는 조기에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영직내과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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