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5세 남성이 사흘 전부터 시작된 상복부 통증이 심해져서 찾아왔다.
사흘 전에 연어회를 먹었는데, 3~4 시간이 지나서, 복통과 메스꺼움이 계속되고, 가끔 식은땀이 났다고 했다. 혹시라도 식중독이 났거나 생선에 있는 기생충을 먹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위내시경 검사를 실시했다. 내시경이 식도를 지나 위에 도달하니 위장 중간부위에 약 2cm 정도 되는 하얀 우유빛깔 실지렁이처럼 생긴 선충이 마치 뱀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병력과 선충의 모양이 ‘아니사키스 선충’과 일치했다. 내시경의 포셉(Forcep - 조직검사 하는 기구)를 이용하여 이 선충을 잡아서 제거하였다. 병리검사실에 보내서 아니사키스 선충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 지 일주일 지나서 다른 환자가 식당에서 연어회를 먹는 도중 1~2cm 정도 되는 선충이 회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하면서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물어보았다. 아마도 아니사키스 선충일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이 생선 속에 서식하는 기생충 아니사키스 선충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이 아니사키스 선충은 우리가 잘 아는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등과 같은 선충류(Nematodes)에 속한다. 다만, 이 아니사키스 선충은 사람이 마지막 숙주가 아니고 고래나 돌고래류 또는 물개류가 마지막 숙주이고 사람은 생선을 먹을 때 우연히 감염되는 케이스들이다.
사람이 아니사키스 선충, 유충에 감염된 해산어류(참조기, 명태, 삼치, 갈치, 조기, 방어, 광어, 고등어 등)나 두족류(낙지, 오징어)의 살을 날로 먹어서 감염된다.
즉, 아니사키스는 고래나 돌고래로부터 배출된 충란이 수중에 떠돌다가 제 1숙주인 바다 새우류에 옮겨 기생하게 되고, 제 2숙주인 상기 어류가 기생충이 있는 새우를 잡아먹을 때 옮겨진다.
아니사키스는 성충이 되면 1~2cm로 우유빛으로 가는 실모양(실지렁이와 유사)으로 주로 생선류의 내장에 기생한다. 그래서 생선을 먹을 때에도 내장은 피하는 것이 좋고, 먹게 되면 반드시 가열해서 먹어야 한다. 사람이 성충에 감염된 생선회를 먹은지 3~5시간이 지나면,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식은땀이 나는 증상을 보인다.
사람이 아니사키스에 감염될 경우 위나 장벽에 붙어서 구충제로도 잘 치료가 되지 않는다(다만 Albendazole을 3주간 투약하여 호전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위내시경을 해서 이 선충을 제거하여야 한다. 이 환자는 치료 이후에 증세가 다 나아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이 선충이 위 점막을 뚫고 들어가면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고, 크게 부어서 점막하 종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위를 지나 소장, 대장에서 병을 일으킬 수 있고, 여러 가지 소화기 증세를 일으켜 진단에 혼란을 주기도 한다.
아니사키스의 유충은 70℃ 이상에서 가열 처리하면, 7초 안에 사멸하고, 영하 20도로 냉각하면 1~2시간 생존 이후 사멸한다. 그러므로 꼭 생선회를 먹고 싶다면 냉동된 생선으로 만든 것이 안전하다.
문의 (213)480-7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