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영 범 <건국대학교 병원 갑상선암센터 교수>
비교적 우리 몸의 다른 기관의 암과 달리 진행속도가 느려서 ‘거북이 암’이라고 불리는 갑상선암.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아직 그 원인이 명확치 않다.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는 한 암이 커지면서 주위를 압박해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압박증세가 나타난 다음에는 대부분 경우, 주위 림프절로 전이가 된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평소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갑상선은 목의 아래쪽 양측에 위치한다. 목의 한가운데 튀어나온 물렁뼈(갑상연골)의 아래로 숨관(기관)의 주위를 양쪽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나비가 날개를 편 것과 흡사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한쪽 날개는 폭이 약 2cm, 길이가 약 5cm 정도의 크기이며 양쪽을 합한 무게는 약 15~20g 정도다. 갑상선에서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며, 모든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갑상선 호르몬을 정상보다 과다하게 만들어내는 경우를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하며, 반대로 정상보다 부족하게 만들어내는 경우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 모두 단지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다.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지거나,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에는 별 이상이 없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경우를 단순(성) 갑상선종이라 한다. 갑상선낭종이란 물혹을 말하는데, 양성종양과 같이 역시 건강에는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다.
갑상선이 부분적으로 커져서 혹을 만드는 경우를 갑상선결절 또는 갑상선종양이라고 한다. 갑상선결절의 원인은 양성 종양(양성 결절)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건강에 지장을 주지는 않으며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데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흔한 암이다. 갑상선암은 다른 악성 종양과는 달리 발생부터 타 장기에 전이되기까지 진행 정도가 매우 느려 예후가 아주 좋은 암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거나 혹은 타 장기로 전이가 없는 조건 아래, 비록 늦게 발견된 후 치료한 경우라도 예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갑상선암에 대한 치료 시기나 방법이 의사마다 다양하게 주장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갑상선암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진행이 매우 느리고 치료 후 결과도 매우 좋은 갑상선암은 여러 갑상선암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즉 암세포의 분화가 잘 된 갑상선암(유두암, 여포암 등)을 말한다. 드물지만 일부 갑상선암, 특히 암세포 분화가 아주 좋지 않은 역형성 암의 경우에는 발견하고 난 후에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고, 암의 진행속도도 매우 빠를 뿐 아니라, 치료방법 또한 아쉽게도 아직까지 없어, 대부분의 환자는 6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아주 나쁜 예후를 가지는 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