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성결혼 인정도 시행도 못해”

2014-07-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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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장로교한인교회 전국 총회…“한미노회 전격 해체도 유감”

“동성결혼 인정도 시행도 못해”

미국 장로교 한인교회 전국 총회는 정기총회 및 전국대회를 열고 동성결혼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미국 장로교(PCUSA) 총회 결정에 반발해 한인교회들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국 장로교 소속 한인교회 모임인 미국 장로교 한인교회 전국 총회(NCKPCㆍ총회장 유승원 목사)는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제43회 정기총회 및 전국대회를 가졌다.

이번 한인교회 총회에서는 지난 20일 미국 장로교 221차 총회가 결정한 동성결혼의 정의와 집례가 비성서적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와 함께 미국 장로교 총회가 남가주와 하와이 지역을 포함하는 대회에 소속된 한인교회들의 모임인 한미노회를 전격 해체하기로 결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로 결의하고 구체적인 방법은 임원회에 위임했다.

이번에 결의된 성명서는 “동성결혼은 분명히 비성서적이라고 규정하며 우리의 신앙 양심에 따라 NCKPC는 어떤 형태로든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도, 시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가정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으로만 가능하다는 것과 하나님께서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모든 죄인들을 사랑하시며 그들도 회개를 통해 거듭난 새 삶을 누리기를 원하신다는 진리를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NCKPC는 총회가 결의해 산하 노회에 수의한 동성결혼에 대한 개정안의 통과를 결연히 저지할 것이며 산하 교회와 목사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동성결혼의 집례나 이를 위한 교회 건물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매년 두 차례 열리는 목회자 컨퍼런스와 정기총회를 격년제로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임원회가 1년 동안 연구 검토하도록 결의했다.

이번 한인교회 총회는 ‘미국 사회의 변화에 대처하는 창조적인 이민 목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첫 날 지역준비위원장의 환영사로 시작했으며 사무총장 문정선 목사가 이번 총회의 강사진을 소개했다.

총회의 주강사는 이학준 목사가 맡았으며 아침 경건회 강사는 엄순희 목사와 김성제 목사 그리고 총회 선교부 임춘식 목사(미국 장로교 세계선교부 동아시아 담당)가 각각 인도했다.

이번 총회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총회장 정영택 목사, 재일대한기독교회 부총회장 김성제 목사, 해외 한인장로회 총회장 노진걸 목사가 내빈으로 참석해 환영사를 전했다.

총회장 유승원 목사는 개막예배에서 ‘이민자 5계명’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유 목사는 “오늘의 우리 미국 장로교 한인교회들은 바빌론 포로에 끌려간 디아스포라의 모습과 같다고 본다”며 “이민자는 ‘정착하라, 번성하라, 평안을 구하고 기여하라, 조심하라, 구하라’는 메시지를 5계명으로 삼고 신앙생활을 실천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장로교는 지난달 열린 총회에서 결혼의 정의를 기존의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두 사람’으로 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동성결혼을 승인했다. 또 지난 2010년에는 동성애자의 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인교회 사이에서는 교단 탈퇴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미 남가주에서는 선한목자장로교회가 교단 탈퇴안이 공동의회의 찬성을 통과해 노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달라스의 베다니장로교회는 이미 미국 장로교를 탈퇴한 상태다. 또 뉴욕 등 동부노회의 필그림교회와 하은교회도 탈퇴를 추진 중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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