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까마귀를 통한 깨달음

2014-06-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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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숙(주부)

최근 큰 딸 집을 방문했다. 허리 통증으로 주일이지만 교회에도 못가고 혼자 텅 빈 집에 남아 침대에 누워 있으려니 처량한 생각이 든다.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니까 갑자기 큰 까마귀가 한 마리 날아들었다, 한국 까마귀는 죽음을 뜻하는 것이라 하여 이내 쫓아 버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세히 보니 자두 한 알을 먹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큰 나무에 얼마나 많은 열매가 달려있는데 하필이면 딱 한 개가 달린 열매를 따 먹으려고 하다니! 비록 IQ가 낮은 새라 하지만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따지고 보면 우리 사람들도 까마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세상의 탐욕도 이런 것일 것이다.

나만 아는 세상은 사람들이 서로 간에 물고 뜯으면서 점점 어두워져 살맛이 없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베풀 수 있는 마음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갑자기 날아온 까마귀를 통해 새삼 깨달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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