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무드 통해 배우는 유대인의 경제철학

2014-05-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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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동 / SYNCIS Field Director

어느 날 세 명의 현자가길을 지나다 우연히 금화가 수북이 들어 있는 돈 보따리를 발견했다. 이 세 명의 현자들은 각자 자기가 믿고있는 하나님을 위해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그런 후 가장 훌륭하고 재치 있는 대답을 한 사람이 그 돈의 임자가 되기로 합의 했다.

첫 번째 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선 저는 땅에다 선을 그은 뒤 이 금화를 하늘로 던져서 선의 오른쪽으로 떨어진 금화는 하나님을 위해 바칠 것이며 선의 왼쪽으로 떨어진 금화는 내가 취할 것이오”이 말을 들은 두 번째 현자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땅에다 동그란 원을 그린 뒤에 역시 이 금화를 하늘로 던져서 원안에 떨어진 금화는 하나님을 위해 쓸 것이며 원밖에 떨어진 모든 금화는 내가 취하겠소”

두 현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세 번째 현자는 유대인의 스승 랍비였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두 분 모두 현명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니 제가 이 금화를 하늘로 던지면 필요하신 만큼만 그 분이 취하실 것이고, 나머지 땅으로 떨어지는 모든 금화는 이 세상을 위해 쓰겠소이다”


이 이야기는 탈무드에 나오는 스토리이다. 오늘 필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유대인들의 경제 철학이다.

탈무드로 유명한 유대인,이들의 인구는 총 1,400만명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0.4%밖에 되지 않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30% 정도가 바로 이 민족이다. 미국에선 전체 인구의 약 3%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 100대 기업중 약 40% 정도가 바로 유대인들의 소유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많은 이들이 내린 결론은 바로 그들만의 교육이다. 대한민국도 역시 교육하면 무시할 수 없는 강국이지만 유대인의 교육과 우리나라의 교육은 꽤 많은 차이점이 있다.

유대민족은 예로부터 돈에 관해서 아주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가정교육을 통해서 이를 자식들에게 가르쳐 준다고 한다. 이들은 13세가 되면 성인식을 거행하는데 남자 아이들은 “바르미쯔바”, 여자아이들은 “바트미쯔바”라고 명칭한다.

대부분 이 성인식을 통해 소년소녀는 부모와 하객들로부터 세 가지 선물을 받는다고 한다. 성경책, 손목시계, 그리고 축의금이다. 성경을 받는 이유는 이제부터 부모의 중간 역할 없이 신과 직접 독대해야 하는 존재, 즉 신 앞에 부끄럽지 않은 책임 있는 인간으로 살겠다는 뜻이고, 시계는 약속을 잘 지키고 시간을 소중히 아껴 쓰라는 의미로 준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하객 축의금은 부모가 갖지 않고 전부 아이의 예금통장에 넣어두고 훗날 아이가 부모품을 떠나는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투자를 해준다는 것이다.

필자는 16세의 나이에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온 이민 1.5세대다. 필자의 부모님은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위해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하시고 희생을 하시며 살아오셨다. 그런 그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소박한 성공을 만들어가며 미국생활을 잘 지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정교육을 통해 돈에 대한 경제관념을 배울 수 있었던 여유는 없었던 것같다. 그보다 더욱 현실적인 문제인, 좋은 대학에 진학해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만 이야기하셨던 것 같다.

반면 우리 민족보다 더 많은 성공을 이루어내고 있는 유대인들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가정교육을 통해 체계적인 경제철학을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물론 유대인들의 모든 것이 우수하고 무조건 배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교육방식이 창의적이고 자유를 인정하며 돈을 해학적으로 풀이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남보다 뛰어난 학업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이나 직업을 가지는 것이 성공의 표본으로 삼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깨고, 어려서부터 돈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창의적인 금융교육이 성공의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702)465-6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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