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도 `스마트’ 해야 잘 팔리는 시대 됐다

2014-03-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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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스베가스 주택박람회서 엿본 `미래주택’

▶ 인터넷·스마트폰 등 테크놀러지 이용, 온도조절·주방 기능 등 밖에서도 조절, 모던한 디자인과 큰 주택 선호 트렌드

지난달 초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주택 건축 및 디자인 박람회를 통해 미래 주택의 모습이 베일을 벗었다. 인터넷 등을 활용한 스마트 주택이 건축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모바일 인터넷 기기를 통해 집 밖에서도 주택기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시대도 머지않았다. 타 업종에 비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주택 건축업계도 드디어 스마트 기기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에너지 효율 주택 역시 향후 주택시장의 흐름을 이끌어갈 것으로 이번 박람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전국 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전국 주방 및 욕실협회’(NKBA)가 지난달 라스베가스에서 개최한 박람회를 통해 나타난 진화중인 주택의 모습을 엿본다.


■스마트 홈

주택 건축업계의 진화가 끝이 없어 보인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선보인 스마트 주택 설비는 과거 미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주택을 현실화한 것들로 받아들여진다.


참가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설비 중 하나는 미래형 온도조절 장치인 ‘네스트 온도조절기’(Nest Thermostat)다. 인공지능을 통해 사용자의 온도조절 패턴을 익힌 뒤 자동으로 온도조절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일종의 학습형 온도조절기다. 이미 시중에서 약 200달러대에 판매되고 있는데 향후 신규 주택에서 일반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집안의 전기 사용량을 각 전기 코드별 또는 스위치 별로 분석해 주는 기능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전기 사용 흐름을 분석해 예상 가능한 절약액을 계산해 주고 이를 리포트 형태로 분석,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실내 위치별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어 어느 장소에서의 전기 낭비가 심한지 확인 가능하다. 따라서 장소별, 가족별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깔끔한 ‘셰이커’ 주방 디자인

주택 디자인의 수명은 대개 15~25년 정도로 여겨진다. 이 시기에 맞춰 본다면 대형 주택을 의미하는 ‘맥 맨션’(McMansion)은 이미 수명의 거의 끝자락에 와 있다. 에너지 비용 등 주택 관리비 등이 치솟을 전망이어서 대형 주택은 사라지고 대신 소규모지만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그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특히 주방 가구들의 대대적인 변신이 기대된다. 아직도 신규 주택에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컨트리 스타일의 주방 캐비닛들은 곧 모습을 보기 힘들 것 같다.

짙은 갈색으로 착색된 컨트리풍 주방 캐비닛 대신 주로 흰색 또는 회색 등의 무채색 계통의 ‘셰이커’(shaker)형 가구들이 들어서는 것이 주택 건축업계의 흐름이다. 셰이커 가구는 실용적이고 간소한 특징의 가구들로 직선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모던한 느낌을 준다. 셰이커 주방 가구는 겉으로는 모던하고 차가운 느낌을 전달하면서도 실용적인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빈티지 또는 모던한 디자인의 실내 가구와 잘 어울려 차별화된 실내 디자인을 선호하는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3,000평방피트 미만에서는 가급적 큰 주택 선호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 지난해 신규 주택 크기가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000평방피트 이상의 대형 주택 ‘맥 맨션’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3,000평방피트 미만 중형 주택 시장에서는 비교적 넓은 규모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 연방 센서스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주택 크기는 약 2,679평방피트로 지난 5년간 약 300평방피트 커졌다. 주택시장 침체 직후인 2009년의 평균 주택 크기는 약 2,362평방피트로 가장 작은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신규 주택의 크기가 커지는 것은 보다 넓은 공간을 찾는 주택 수요자들의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주택건설업협회에 따르면 2007년도에 비해 주택 수요자들의 크레딧 점수가 개선되고 소득이 증가해 넓은 집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것.

이 기간 신규 주택의 평균 가격도 약 24만8,000달러(2009년)에서 지난해 약 31만8,000달러로 급등했다. 신규 주택의 크기는 1973년에 비해서는 무려 50%나 커졌다.


■침실, 욕실 개수 증가

주택 크기가 커지면서 침실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2009년 지어진 신규 주택 중 침실 4개짜리 주택은 전체 중 약 34%였지만 지난해 침실 4개짜리 신규 주택 비율은 약 48%로 급증했다.

욕실 개수와 차고 크기 역시 확장세다. 욕실의 경우 2010년 욕실 3개짜리 신규 주택이 전체 중 약 23%였지만 지난해에는 약 35%로 늘었다. 차량 3대 이상 주차 가능한 차고를 갖춘 신규 주택 비율은 2010년 약 16%에서 지난해 약 22%로 증가했다.

전체 주택 수요의 약 40%를 차지하는 첫 주택구입자들은 재구입자에 비해 가격이 낮고 작은 규모의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주택 가격 상승, 모기지 대출 기준 강화 등으로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이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평균 주택 크기가 증가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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