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살 때도 매너 지켜야 `거래’ 성사된다

2014-03-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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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어가 갖춰야 할 에티켓

▶ 우선 에이전트에게 솔직한 자세 필요, 융자 사전승인서는 일종의 서면 에티켓, 셀러와는 불필요한 대화 안하는 게 도움

사회생활에서 기본예절이 중요하다. 기본예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어디를 가든 ‘왕따’ 당하기 쉽다. 부동산 거래 때에도 마찬가지다. 기본 에티켓이 부족한 바이어는 원하는 거래는 물론 정장 필요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어렵다. 에티켓 부족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못한 경우에는 원인 파악도 힘들어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집을 사는 일은 집을 보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만이 전부가 아니다. 주택 거래는 바이어와 셀러, 즉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맺어지는 일이다. 거래 전반에 걸쳐 양측의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때로는 감정이 격해져 거래를 망치는 경우도 많다.

주택 구입 때 바이어가 갖춰야 할 에티켓은 아주 간단하다. 셀러의 입장을 존중하고 에이전트의 의견을 새겨듣기만 하면 된다.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아도 결국 자신에게 득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성공적인 주택 구입을 위해 바이어가 갖춰야 할 에티켓을 알아본다.



■진솔한 자세사회

생활에서 진실함이 가장 큰 덕목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실수가 있어도 진실함을 유지하면 대인관계에서 어느 땐가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에 임할 때에도 처음부터 진실함을 갖춰야 주택 거래가 원활해진다. 특히 부동산 에이전트를 상대할 때 진실한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에이전트를 상대하면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

주택구입 가격대를 부풀려 에이전트에게 이야기 하는 행위가 진실하지 못한 행위 중 하나다. 바이어 자신이 원하는 주택조건 등을 가감 없이 솔직히 전달해야 에이전트의 소중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길이다. 소중한 에이전트의 시간을 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에티켓을 깨닫지 못하는 바이어가 많다.

집을 보러 다닐 때 에이전트 시간을 존중해야 하는 에티켓이 절실하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집을 보여주는 작업이 거래 성사에 대한 보장 없이 시간을 우선 투자하는 일이다. 한 바이어에게 집 3~4채를 보여 주려면 적어도 반나절, 준비과정까지 더하면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살 마음 없이 진열장 물건 보려 다니듯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자세는 삼가야 한다.

본격적인 주택구입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매물을 보러 다니고 싶다면 주말을 활용해 오픈하우스를 구경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오픈하우스를 보는 일은 에이전트의 별다른 도움이 없어도 가능하다. 때로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에이전트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주택 구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집을 보러 다니더라도 가능하면 한 차례 방문에 매물 수를 3~4채로 제한해 에이전트의 시간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융자 사전 승인서=서면 에티켓

주택 구입의 첫 단계가 바이어의 주택 구입 한도를 점검하는 것이다. 주택 구입 한도를 점검하기 위해 융자 사전승인이라는 절차가 있다. 대출 은행에게 바이어의 재정상황 검토를 의뢰해 주택 구입 한도와 융자 승인 가능성을 알아보는 절차다.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실시되어야 하는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중요성을 모르는 바이어가 많다. 일선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융자 사전승인 절차를 생략한 채 집부터 보여 달라는 바이어가 많은 것이 가장 큰 고충이다.

융자 사전승인서는 일종의 서면 에티켓이다. 우선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서면으로 자신의 재정상황과 주택 구입 한도를 소개하는 서류다. 오퍼를 제출할 때 역시 셀러 측에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로 승인서 없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택 구입에 앞서 융자 사전승인서를 발급 받고 에이전트 측에 전달하면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집 보러 가서 불필요 언급 자제

집을 보러 가서 무례하고 불필요한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집을 보러 갔을 때 흔히 저지르기 쉬운 무례는 크게 두 가지다. 쓸데없이 셀러의 물건을 만지고 어지럽히는 행동과 셀러나 셀러 측 에이전트 앞에서 집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하는 행위다.

집이 매물로 나왔지만 아직 자신의 집이 아닌 셀러의 사유지므로 남의 집을 방문한다는 자세를 갖도록 한다. 침대에 이불이 잘 정돈되어 있으면 쓸데없이 펼쳐 보거나 침대 앉는 등의 행위를 자제한다.

또 처음 집을 보러 갈 때는 가급적이면 소수의 인원만 대동한다. 일부 바이어는 처음 집을 보러 가는 날부터 부모나 친구, 주택 수리업자 등 여러 명과 떼로 몰려가 에이전트와 셀러의 혼을 쏙 빼놓기도 한다. 처음 보러 간 집이 맘에 들어서 오퍼 제출이 고려된다면 다시 방문할 때 필요 인원을 대동하는 것이 바이어의 에티켓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이 많으면 실수도 많아지듯 집을 보러가서 가급적이면 입을 굳게 다무는 편이 도움이 된다. 특히 셀러나 셀러 측 에이전트가 집에 있는 경우 쓸데없는 언급을 조심해야 한다. 부정적인 언급은 집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올 때까지 참았다가 하면 좋다. 집에 대한 장점도 섣불리 언급하는 것은 본격적인 주택 거래 협상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한다.


■제 시간 도착

집을 보러가기로 약속이 됐다면 제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집을 보기 위한 사전 작업이 바이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수고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어 에이전트가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방문 일시를 통보하고 리스팅 에이전트는 셀러와 이를 확인하는 절차부터 집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다.

셀러는 바이어가 방문하기 전 집안 정돈을 실시하고 만약 어린 아이나 애완동물이 있다면 함께 잠시 집을 비우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바이어가 오기로 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거나 아예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여러 명의 시간과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간다.


■하고 싶은 말은 에이전트 통해 전달

양측 에이전트가 셀러와 바이어간 의사전달 창구라는 기본 에티켓을 무시하는 바이어도 간혹 있다. 집을 보러 가서 인사를 나눴다고 해서 바이어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셀러나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직접 접촉하는 행위는 가장 무례한 행위다. 바이어 에이전트가 바이어와 맺은 ‘신의 성실의 의무’를 바이어 스스로가 깨는 행위다.

양측의 의사는 에이전트의 입을 거쳐야 감정 없이 전달되지만 직접 접촉하다 보면 감정이 실리는 것을 막기가 힘들어 진다. 주택 거래 때 감정이 개입되기 시작하면 남은 거래 절차는 갈수록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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