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정의 종각 현판 유감

2013-12-1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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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한승민 / LA

태평양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팔로스버디스 언덕 위에 우정의 종각은 오늘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홀로 서있다. 미국에 대한 한국의 우정을 나타내는 한국의 마음을 담은 종이다. 평화로운 언덕에 서있는 자그마한 종각은 그 모습이 아담하고 아름답다.

종각 전면에는 우정의 종이라고 쓰여진 현판이 반듯하게 걸려 있다. 60여년 전 우리가 굶주린 이리떼에 쫓겨 남으로 남으로 밀려나고 있을 때 결연히 달려와 피를 흘리며 우리를 구출해 준 미국은 진정 우리의 구세주이며 은인임에 틀림없다. 작은 종각 하나로 어찌 그 고마움을 다 나타낼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재 종각에 걸려있는 우정의 종이라는 한국어 현판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한글은 한국인들밖에 읽지 못한다. 이곳을 지나는 미국인들은 이것이 무엇인지, 무슨 의미를 지녔는지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이 종각에는 마땅히 ‘The Bell of Friendship from Korea’라는 현판이 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미국인들이 이것을 보고 뜻을 이해하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달리 하리라고 믿는다.

사랑과 우정의 종소리가 미국인들의 가슴에 은은히 울려 퍼질 때 우리들의 가슴에도 사랑과 프라이드의 물결이 잔잔하게 일어날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각의 현판은 걸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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