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소매업계 기수이자 백화점업계 최후 보루
▶ ‘세계 최대의 백화점’ 목표 1902년 문 열어
포경선 이끌던 메이시 별모양 문신서 상징문양 따와
1902년 스트라우스 형제 의해 ‘디파트먼트 스토어’형태 갖춰
역사가 다니엘 부어스틴은 3부작 ‘미국인들’ 중에서 ‘백화점(Department Store)은 미국의 발명품은 아니지만, 세계 그 어떤 곳보다 발전한 곳이 미국’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이전 에밀 졸라가 말한 ‘민주화된 사치품 가게’ 개념을 더 크게 발전시킨 이 개념은 훗날 ‘민주적 문화와 자본주의 소비 패턴의 궁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부어스틴이 제시한 개념을 기반 삼아 롤랜드 허시 메이시(메이시스 백화점)와 앤드류 삭스(삭스 핍스 애비뉴), 블루밍데일 형제(블루밍데일즈 백화점) 등은 새로운 소비 공간을 만든다.
오늘날 백화점 구성의 모태가 되다
미드타운의 교통 요지로 꼽히는 해럴드 스퀘어에 ‘가장 크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것이 ‘메이시스 백화점(Macy’s Department Store)’이다. ‘세계 최대의 백화점’을 목표로 1902년 문을 연 메이시스는 2009년까지 그 위상을 지키고 있었다. 바로 그 ‘최대’라는 명칭이 같은 해 우리나라 부산에서 문을 연 신세계 백화점에게 빼앗긴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당초 포경선을 이끌던 메이시가 ‘1858년 10월 다운타운 14번가 6애비뉴에 세탁 건조구점을 오픈한 것’이 백화점의 시초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혹자는 메이시스의 시작을 이 시기로 앞당겨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엄연히 건조구점으로 오늘날의 백화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하다. 오픈 첫날 매출은 11.08달러로, 현재의 300달러 정도에 해당한다. 아울러 이 시기 만든 ‘별 모양의 메이시스 문양’은 그가 포경선을 타던 당시 만든 별 모양의 문신에서 유래한다.
이후 꾸준히 성장한 비즈니스와 함께, 일가친척을 경영에 더하며 규모를 키워갔다. 그러다 1902년 해럴드 스퀘어 일대에 대형 건물을 짓고 이곳에 종합소매점으로서 문을 열었다. 비록 이 때는 그 소유권이 자본가 스트라우스 형제에게 넘어간 상태였고 창업주 메이시는 세상을 떠난 뒤였다. 하지만 ‘디파트먼트 스토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장르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분류, 판매해 큰 호평을 얻게 된다. 그것은 오늘날 백화점 구성의 모태가 되었고 경쟁사들은 이들을 따라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미 소매업계의 기수로 떠올라
건축가 디 리모스와 코르디스에 의해 완성된 이 건물에서 메이시스는 큰 폭의 성장을 거듭했다. 경제 성장으로 마련된 대규모의 중산층과 이들의 안정적 소비는 메이시스에게 축복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메이시스는 세일이나 쇼핑백, 에스컬레이터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나 편의시설 도입에 주저하지 않았다.
이로서 메이시스는 ‘세계 최대’라는 규모에 더해 미전역에 매장을 전개시켜 나갈 수 있었다. 약 800개에 달하는 지점 수뿐 아니라 메이, 페더레이트, 블루밍데일즈 같은 경쟁사까지 인수·합병했다. 이로서 메이시스는 미 소매업계의 기수로 떠오르며 백화점 업계의 최후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수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