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저금리 끝…“그래도 아직은 재융자를”

2013-08-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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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지 금리 상승세 주택시장 전략

▶ 4%대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 바이어 주택수요 꺾이지 않을 듯 변동보다 고정 택해 `락-인’전략을

모기지 금리가 완연한 상승세를 탔다. 주별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더 이상 하락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가 침체를 탈피한 것으로 여겨지고 주택시장 역시 회복세가 뚜렷해 모기지 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에 여러 가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선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자마자 재융자 수요는 자취를 감췄다. 아직까지 주택구입 수요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나 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 돈을 조금이라도 더 받고 집을 팔아야 하는 셀러들도 금리변동 추이가 주택매매 타이밍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세와 관련, 알아두어야 할 점 들을 소개한다.

■4%대 시대 돌입

올 초부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3%대를 유지했던 모기지 금리가 6월 말을 기점으로 4%대(30년 만기 고정)에 돌입했다. 6월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모기지 금리는 불과 한 주만에 0.5%포인트 급등, 4%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가까스로 살아난 주택 구입 수요가 금리 상승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영향은 없다. 이후 모기지 금리는 매주 소폭의 등락을 거듭 중이지만 4%대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초저금리 시대는 이미 저물어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두 달 전과 같은 3%대 금리는 앞으로 더 이상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4%대 금리도 과거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주택 구입이나 재융자에 전혀 불리한 금리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제가 시장의 기대대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모기지 금리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확실시 된다. 국영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은 30년 만기 고정금리가 2014년 말 약 4.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 글로벌 인사이트는 금리가 오르더라도 2017년 전까지 6%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상승, 주택수요 꺾지 못할 것

일부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택시장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6월 중 잠정 주택판매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시장 회복이 주춤해졌음을 나타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6월 잠정 주택판매지수는 약 110.9로 전달 대비 약 0.4% 하락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하락폭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모기지 금리상승이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과거 기록에 따르면 주택시장 경기는 모기지 변동보다 경제 회복 여부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가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모기지 금리로 인한 주택경기 위축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영 모기지 기관 패니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급격한 모기지 금리상승이 있었지만 주택가격이나 거래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첫 번째 상승은 93년 10월과 94년 12월 사이로 이 기간 모기지 금리는 약 6.8%에서 9.2%로 무려 3%포인트 가까이나 올랐다. 두 번째 상승은 98년 10월과 2000년 5월 사이로 이 기간 금리는 약 6.7%에서 8.5%로 급등한 바 있다.

첫 번째 상승기에는 상승 중이던 주택가격이 주춤하다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고 두 번째 상승기에는 주택가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페이림 패니매 보고서 책임자는 “모기지 금리가 상승해도 셀러들이 주택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았다”며 “바이어들 역시 변동 모기지 등 모기지 금리상승에 대안을 찾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재융자 아직 늦지 않았다

모기지 금리상승 여파로 재융자 수요는 이미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과거 대비 금리가 아직 낮은 편이고 주택가치가 상승 중이어서 재융자 기회가 아직 끝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를 이미 탔기 때문에 재융자 계획이 있는 대출자들은 서두르는 편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0년 만기 고정금리가 지난 4월 약 3.45%에서 최근 약 4.5%대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재융자 수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재융자 및 모기지 대출 신청건수를 집계하는 ‘모기지은행업협회’(MBA)에 따르면 최근 모기지 금리가 201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재융자 신청 건수 역시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높은 금리를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재융자 신청이 줄면서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대출 신청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의 모기지 대출관련 수익도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변동보다는 고정, 그리고 ‘락-인’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변동금리 모기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변동금리 모기지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고정금리보다 낮아 페이먼트 금액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30년 만기 고정금리와 5년 만기 변동금리 간의 이자율 격차는 약 1%포인트 이상이나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다달이 납부해야 하는 페이먼트가 걱정인 대출자는 변동금리로 눈을 돌리기 쉽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정과 변동 모기지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은 페이먼트 금액이 아니라 주택 보유기간이 되어야 한다. 만약 주택 구입 후 5년 내에 처분이 확실시된다면 현재 변동금리로 모기지를 대출하는 편이 유리하다. 그러나 당장 주택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면 고정금리로 모기지를 대출 받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아직까지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고 향후 상승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또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로 모기지 대출 신청 때 ‘이자율 보장’(lock-in)을 함께 신청하는 편이 좋다. 이자율 보장은 대출 신청 때 제시받은 이자율이 실제 대출에도 적용될 것을 약속 받는 절차로 대부분의 은행은 45~60일간 보장 때에는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는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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