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은 너와 나의‘공존’이다

2013-06-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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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인의 신앙

세상을 살다보면 느낌 ‘좋은’ 사람들이 있다. 단한 번 만났는데도 왠지 호감이 간다. 자연 그런 사람들과는 관계성이 좋게 풀려간다. 웬만한 것쯤은 웃으며 넘어갈 수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그런데 관계성이 좀체 안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으레 성격이 꼬장꼬장(?) 하고 괴팍스런데가 있는데다, 헤집고 들어갈 곳이 없을만큼 딱딱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다.

사람이 너무 이해타산적이고 자기중심적이 되다보면, 좋은 느낌을 주기가 힘드는 모양이다‘느낌 좋은 사람들의 99가지 공통점’이라는 책을보면 <좋은 느낌>이 왜 필요한지 자세히 드러나 있다. 그 책을 보면, 시각장애자들을 인도하는 ‘맹인안내견’ 마저도 훈련받기 이전에 우선 개를 좋아하는 평범한 가정에 맡겨 귀여움을 받고 자라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따뜻한 애정을 받아 인간과 신뢰 관계가 생긴 개가 아니고서는 시각 장애자와 파트너십을 이루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란다.

결국 인간도 이와 비슷한 것 아닐까? 어려서부터부모 형제뿐만아니라 주위 사람에게서 자주 사랑과 관심의 눈길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커서 자연스럽게 주위 사람들과 따뜻하고 원만한 관계성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다시 말해, 애정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사람은‘ 느낌 좋은’ 사람이 될 소질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그림이나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듯이, 태어날 때부터 혹은 성장과정을 통하여 주위 사람과의 관계성에 능한 재질을 갖게 된다. 그건 정말 인간에게 주어진 커다란 은총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의외로‘ 죄’의 본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신앙인마저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크게 놀랄 일만도 아니다. 심한 경우‘사는 것이 다 죄지요’라는 말을 예사로 쓰는 사람마저 있으니 말이다.


‘죄’는 알고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좋은 관계성을 파괴시키는 것을 말한다.

남을 미워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 죄’가 되는 것은 그 행위나 마음가짐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의 좋은 관계성에 금이 가기 때문이다.

십계명만 해도 그렇다.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께 받은 열가지 계명을 말하는데, 알고보면 좋은‘관계성’을 이루기 위한 ‘비법’이다. 10계명 중 첫 3계명까지는 인간이 ‘하느님’과 좋은 관계성을 이루기 위한 계명이고, 나머지 4계명부터 10계명까지의7계명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좋은 관계를 이루기 위한 계명이기에 말이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계명 중에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계명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하신 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하느님과 사람들사이의 관계성을‘ 좋게’ 유지하며 지내는 것이 가장중요하다고 강조하신 말씀이다.

관계성은 이처럼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너’와 ‘나’의 어울림이다. 이 행복한 공존을 위하여하느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사랑”을, 다시 말해 다듬고 훈련하여 원숙해지는 사랑을 말씀하고 계시는것이 아닐까.


김 재 동 <가톨릭 종신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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