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고 시즌이 끝났다. 세금을 2만달러 정도 냈다고 한다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제일 먼저 국방비 지출이 7,000달러에 달하고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 비용으로 6,400달러. 이어 실업자와 가족 생계보조,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등을 다 합치면 약 2만8,000달러가 된다”고 뉴욕타임스의 한 경제 칼럼니스트는 리서치 결과를 밝혔다.
세금으로 낸 2만 달러보다 8,000달러나 초과지출 했으니 당연히 적자를 보게 되는 것이다. 국가 전체로 계산하면 매년 1조1,000억달러의 적자라고 한다. 미국이 이렇게 적자를 보는 이유, 그 실체는 무엇일까?GE는 다국적기업군의 대표주자로 미국 최대의 그룹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 2010년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실제로 낸 세금은 수입의 겨우 2% 수준. 최대 규모의 오일회사인 엑손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 그들뿐이겠는가.
대기업의 원래 세율은 35%이지만 실제로 낸 세율은 12% 수준이다. 더 나아가 26개의 대기업들은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2,000억 달러나 벌었지만 단 한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고 하니 국가로서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다. 대기업들이 그렇다면 그 사주를 포함한 탑 1% 부유층은 어떤가? 그들의 수입은 지난 1979년 이래 300% 증가, 미국 전체 부의 40%를 차지한다.
이들의 세율은 39.6%이지만 실제 부자들이 낸 세율은 일반 봉급생활자(25%)보다 훨씬 낮은 18% 미만이다. 일례로 지난 대선에 도전한 미트 롬니가 낸 세율은 14%, 그것도 우리 서민처럼 봉급에서 바로 떼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텍스플랜에 맞춰 가장 유리한 때에 보고를 하니 당할 재주가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탑 1% 부자들의 세율은 94%였지만 전쟁 끝나고 1970년대까지 70%로 하강추세를 지속하다가 현재의 39.6%가 되었다. 지금은 어떻게 하든지 세금을 피할 방법을 강구해서 케이먼 아일랜드 등 해외에 조세피난처를 마련해 돈을 합법적으로 숨길 수 있게 되었다.
‘가진 자들’과 ‘가지지 못한 자들’의 차이는 돈만이 아니다. 서민들은 감당할 수 없는 유능한 변호사, 회계사, 투자 전문인들을 그들은 적극 활용한다. 그들에게 수십만달러의 봉사료(?)가 나가도 개의치 않는다. 수백만 수천만달러의 돈을 절약해 주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수입은 기록적으로 늘었지만 실제 내는 세율은 훨씬 줄었다. 그러니 재정적자는 앞으로도 면하기가 어렵다.
그들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연방재정적자 감축방안은 ‘다 깎자’는 것이다. 사회복지혜택, 교육 등 온통 깎으라는 주문이다. 자세히 보면 “줄여라, 깎자”는 주문 속에 부자들 세금도, 대기업 세금도 더 깎자는 문구가 박혀있다.
부유층이 지갑을 열고 “서민들의 아픔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연방의회가 부자들의 공세를 피해 세법 허점을 막지 않는 한 미국의 재정적자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