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다와 조개

2013-05-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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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영

.아름다운 조개는
바닷가에 있고
파도의 거품이 조개 속
진주를 반짝이게 했다.
나는 그 바다의 보물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그러나 그것은 초라하고
보기 싫은 하찮은 물건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태양과 모래와
파도소리와 함께
바닷가에 그것의
아름다움을 두고 왔기에

랄프 왈도 에머슨( 1803-1882) ‘바다와 조개‘ 전문


조개는 태양과 모래와 더불어 바닷가에 있어야 가장 아름답다. 집으로 가져온 조개껍질은 빛나는 아름다움을 잃은 하찮은 물건에 불과하다. 자연에서 떨어져 나간 자연은 이미 자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초라한 상징물을 통해 바다를 꿈꿀 수는 있다. 낡은 조개껍질 속에는 바다로 가는 수많은 길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다라는 꿈의 세상으로 가는 스타케이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주의자 에머슨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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