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에서 가장 성업 중인 식당은 바비큐 식당이다. ‘무제한’바비큐 식당들은 특히 타인종들에게 인기여서 손님의 절반 이상이 타인종인 경우가 많다. 20달러 내외로 갈비, 불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을 무제한 먹을 수 있으니 육류 좋아하고 식사양 많은 사람들에게 이보다 좋은 식사는 없다. 미국에 육류가 워낙 흔해서 가능한 일이다.
과거 한국에서는 갈빗집에서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다. 영업을 마치고 식당 문을 닫고 나면 식당 식구들이 둘러앉아 하는 일이 있었다. 갈비뼈에 고기를 붙이는 작업이었다. 갈비가 비싸고 양이 제한되다 보니 다른 부위의 고기를 실로 꿰매 ‘짝퉁 갈비’를 만드는 식당들이 있었다. 갈비로 내놓는 고기 중에 불고기나 국거리 용 고기가 섞여 있곤 했다. 갈비 아닌 걸 갈비로 팔았으니 상도의에 분명 어긋나지만 애교스런 면이 없지 않다.
최근 중국에서 ‘짝퉁 고기’가 물의를 빚고 있다. 식품에 온갖 장난을 치는 중국인들이 이번에는 가짜 양고기를 만들어냈다. 불고기 감을 갈비로 속이는 정도가 아니라 여우, 밍크, 쥐 고기를 양고기로 둔갑시켰다니 비위 약한 사람은 듣기만 해도 토할 지경이다.
상하이 일대 샤브샤브 식당에서 주로 팔았다는 ‘짝퉁 양고기’는 여우, 쥐 등의 고기를 잘게 잘라 젤라틴, 색소, 소금 등을 첨가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고기는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에도 납품되었다니 현지 중국인들뿐 아니라 여행객들도 ‘이색’ 양고기를 시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중국 여행을 앞둔 사람들은 불안하다. “(중국에서) 먹자니 께름칙하고 그렇다고 안 먹고 지낼 수도 없고 …” 걱정이 태산이다.
음식을 먹으면서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몰라 불안한 것만큼 불안한 일도 없다. 돈에 눈이 멀어 먹거리에 장난치는 악덕상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한국에서는 커피 아끼느라 담배꽁초를 섞어 커피를 뽑던 다방들, 콩을 덜 넣고 두부를 단단하게 만드느라 석회를 집어넣다 적발된 두부공장들이 있었다. 당연히 공분의 대상이 되었지만 피해는 그 지역 사람들로 제한되었다.
글로벌 시대인 지금은 ‘먹거리 장난’의 피해가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넌다. 몇 년 전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돼 한국사회가 발칵 뒤집히고 나자 파장은 그대로 미주한인사회로 이어졌다. 당시 한창 인기있던 묵은지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중국 공장에서 만든 한국회사 제품들이 미국으로도 수출되기 때문이다.
‘장난’은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 한국에서는 기침 해소 환자들이 애용하는 도라지 진액과 홍삼농축액을 가짜로 만들어 팔던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값이 비싼 생도라지나 홍삼 대신 값싼 약재에 물엿, 캐러멜 색소 등을 섞고 도라지 향, 인삼 향을 넣어 ‘진액’을 만든 것이었다. 몸에 좋으라고 먹은 제품이 맹물 수준인 셈이었다. ‘가짜’가 몸에 해롭지만 않으면 감사할 판이다.
고추장, 된장, 젓갈 등 가공식품 그리고 각종 건강보조 식품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소비자들은 확인할 길이 없다. 믿고 먹을 뿐이다. 최소한 먹거리에 대해서만은 안심할 수 있어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