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혁(자생한방병원 뉴저지분원장)
지난달 29일 응급상황의 급성요통에 있어 한의학의 침치료가 빠른 통증감소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져 국제적 학술지 PAIN (The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the study of pain)에 개제되었다.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 등 국내외 학계에서 만성통증 및 일반적인 요통에 대해서는 침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왔으나 급성요통은 침치료 효과의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PAIN측은 이번 동작침 연구에 대해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환자들이 단 한 번의 침치료로 통증감소뿐 아니라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게 되어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파악했다고 논술했다.
급성요통은 일상생활 중 빈번하게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이며 직업군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평생을 살면서 1-2회는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다. 급성요통은 척추의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될 만큼 심한 통증을 나타내며 체위를 변경할 때 마다 통증의 증가로 인해 환자 스스로 거동이 힘들어 지는 것을 말한다.
급성요통은 크게 급성염좌, 즉 삐끗한 것과 추간판탈출(디스크)로 구분할 수 있다. 염좌증상의 경우 갑작스러운 동작으로 인해 척추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염증이 생겨 근육경직 현상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추간판탈출의 경우 주변 연조직 약화 혹은 퇴행성으로 인해 디스크가 제자리에서 밀려나 신경을 누르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일주일 내의 침상안정과 냉찜질을 통해 호전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이 급성요통이다. 근골격계 통증질환에서 침 치료법은 통증부위의 해부학적 구조물을 직접 침으로 자극하거나 혹은 통증부위와 연관된 다른 부위의 경혈점에 자침을 하여 기혈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침 치료법은 일반적으로 자침을 한 상태로 체위를 고정시킨 채 일정시간이 지나간 후 발침을 하는 방식이거나 자침상태로 움직인다 해도 제한된 부위를 수동적으로 움직여주는 정도의 방식이다. 하지만, 급성통증에 유효한 것으로 검증된 동작침법(MST)은 환자의 통증부위 및 통증에 유효한 경혈에 자침을 한 후, 환자로 하여금 자침 부위를 능동적, 적극적 및 전신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동작침법은 급성요통으로 심한 기능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로 하여금 침을 꽂은 채 전신을 움직여 적극적으로 걷게 하여 치료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는 급성요통 치료에 있어서 생체역학, 신경생리학, 심리학 등의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사이클을 일으켜서 통증 및 기능 상태를 호전 시킨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로 환자를 선택하여 ‘침치료 그룹’과 ‘진통주사제 그룹’으로 각각 나눈 뒤, 최초 치료 후 30분, 2주, 4주, 24주 간격으로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요통기능장애지수(ODI) 조사에서도 침치료 그룹은 진통제 그룹에 비해 뛰어난 변화를 보였으며 치료비용 및 직업손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동안 만성통증에 침치료는 국제 가이드라인에 선택사항으로 포함이 되어 있었으나 급성통증은 예외였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개발한 치료법이 응급통증에 효과가 탁월함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 그 의의가 크다. 작은 움직임에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급성요통 환자의 성공적인 회복을 도울 수 있는 한의 치료법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어, 향후 많은 급성요통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