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뗏목 타고 태평양…“우릴 무모하다 해도 좋아”

2013-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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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 출발 바다와 사투 모험가들의 실화 그려

▶ ‘ 콘 -티키’(Kon-Tiki) ★★★(5개 만점)

뗏목 타고 태평양…“우릴 무모하다 해도 좋아”

콘-티키가 태평양을 가로 질러 폴리니지아로 항해하고 있다.

지난 1947년 뗏목을 타고 페루에서부터폴리니지아까지 항해한 6명의 노르웨이 모험가들의 실화를 그린 해양 모험극으로 와이드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촬영과 시각효과가 장엄하다. 올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로 자연에 도전하면서 목숨을 내건 채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항해하는 남자들의 드라마가 효과적으로만들어졌고 또 재미도 있지만 깊이가 부족하다.

옛날 스타일의 규모가 크고 외양이 화려한 액션 모험영화이자 인물과 성격탐구 영화인데 너무 스케일과 시각적 치장에 주력해 인물들이 이 사람이 저 사람 같이 특색이 없으며 대하 서사극이라고 하기엔 미약하다. 특히 자연과 사투를 하는 사람들의얘기가 너무 말끔하고 말캉해 별 위험성이안 느껴진다. 매우 공식적인 영화이지만 시원한 바다 구경하면서 재미있게 즐길 수는있다.

영화는 처음에 서론 식으로 주인공인 민족지학자 토르 헤이에르달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토르가 ‘하지 마’라는말에도 불구하고 얼음에 덮인 강물로 뛰어드는 무모함에서 그의 결단력과 과감함을알게 된다.


역시 탐험가인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토르(팔 스베레 하겐)는 폴리니지아는 아시안들이 이주해 정착한 것이 아니라 1,500년전에 페루 원주민들이 뗏목을 만들어 타고태평양을 항해해 이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겠다며 뉴욕에 와서 후원단체를 구하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비롯해 모두 토르의 이론을 미친 소리로 취급한다. 그러나 토르는 이에 불구하고 항해를 결심한다. 그리고 토르는 함께항해할 5명의 동료를 규합한다. 6명 중 단 1명만이 항해에 경험이 있고 토르는 아예 수영을 할 줄도 모른다. 일곱 번째 동료는 앵무새 로리타로 로리타는 영화에서 인간 못지않게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들은 옛날에 페루인들이 만든 것과 똑같은 재료를 이용해 뗏목을 만들어 잉카 태양신의 이름인 콘-티키로 명명하고 페루를떠난다. 이들이 소지한 유일한 문명의 이기는 쌍방 교신 라디오.

폭우와 뜨거운 태양을 견디며 항해하는모험가들의 긴 항해가 큰 극적 굴곡이 없이 묘사되는데 심심파적으로 상어가 나와이들을 위협하지만 아이들 장난 같다. 한편토르는 항해과정을 기록영화로 남기려고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이 기록영화가 지난1950년 아카데미상을 탔다.

토르의 동료 중 가장 특색이 있는 인물이 엔지니어 헤르만 바칭어(안더스 바스모크리스티안센)로 이혼해 실의에 빠진 헤르만과 생명력이 넘치는 도전적인 토르와의모습이 좋은 대조를 이룬다. 한편 헤르만이뗏목 건조에 이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동료들과 그 사이에 갈등과 함께 긴장감이 감돈다.

마지막 서퍼가 서핑 하듯이 거대한 파도를 타고 상륙하는 장면이 장관이다. 토르역의 하겐이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하는데큰 키에 날씬한 몸 그리고 금발과 바다 빛새파란 눈 등이 젊은 피터 오툴(오툴이 더매력적이지만)을 연상시킨다. 요하임 로닝과에스펜 산드베리 감독. PG-13.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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