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산대학교 설립은 어떨까

2013-04-0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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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근 목사 미주성결대 명예총장

미주한인들은 흠모할 만한 지도자들을 많이 가졌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워싱턴, 링컨, 에디슨 같은 미국의 지도자, 세종대왕, 성삼문, 이순신, 이황, 허준 같은 모국의 위인들, 그리고 미주출신의 큰 인물들이 있다.

미주출신의 흠모할 만한 지도자라면 단연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그는 교육입국 곧 인물을 길러 독립을 성취하는데 평생을 헌신했다는 점에서 코리안아메리칸의 가장 존경스런 인물이다.

오는 5월13일은 도산의 흥사단 창설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근대사에서 국가, 혈연, 학교, 종교 단체 외에 개인이 주도하여 조직한 것으로 1세기 넘는 역사를 가진 단체는 매우 희귀하다. 그래서 마음껏 박수를 보낸다.


실상 흥사단은 보스턴대학교에 유학했던 유길준이 국민계몽단체로 조직했던 명칭이었다. 그는 한국인 최초의 미국유학생이었다. 도산은 유길준을 매우 존경했고 그런 단체조직운동이 독립운동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하여 치밀한 준비를 거쳐 마침내 샌프란시스코에서 실행에 옮긴 것이 그가 35세 되던 해였다. 그리고 1년 뒤 본거지를 남가주로 옮겼다.

도산은 평생 여러 단체를 조직하고 주도했지만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흥사단이었다. 흥사단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청년지도자를 육성하려는 수양단체로 출발했다. 영어 이름도 ‘Young Korean Academy’였다.

도산의 가장 큰 관심은 청년들을 교육하여 ‘독립국민의 자격’을 갖추는 일이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물을 기르고 지도자를 양성하여 나라의 독립을 쟁취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흥사단 명칭도 선비 곧 지도자를 일으키는 단체라는 뜻이다.

이를 위하여 교육의 목표를 ‘무실역행 충의용감’이라고 흥사단 약법에 선언했다. 무실역행은 ‘목숨 걸고 실질적 진리를 탐구하고 이를 실천하라’는 뜻이다. 무실의 반대는 허위요 역행의 반대는 공리공론이라고 도산은 갈파했다.

흥사단은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개조를 첫 단계로 한다. 인격이 개조되면 단체를 신성한 경지로 끌어올리는 것이 다음 단계이다. 그리고 ‘자주적 정신과 자치적 능력’을 배양하여 위대한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최종단계이다.
그때나 이때나 지방색이 암적 존재였다. 특히 도산이 서북사람이었기 때문에 지역차별을 여러 번 뼈아프게 느꼈다. 그리하여 흥사단은 한국 전역인 8도 대표들을 뽑아 발기인으로 삼았다. 충청도 대표는 조병옥이었다.

흥사단은 석공들의 조직인 프리메이슨과 교회를 모델로 했다. 프리메이슨과 교회는 지금도 세계역사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흥사단의 입단문답은 세례문답을 본 땄다. 그것이 흥사단이 교회처럼 오래 견디어오게 된 이유라고 본다.

그러면 흥사단이 앞으로 나갈 길은 무엇일까. 오늘의 시대상황에서 흥사단은 젊은이들을 지도자로 키우는 학교 곧 대학교가 아닐까. 따라서 도산이 지금 생존해 있다면 흥사단 대학교 설립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까. 글로벌 리더를 길러낼 대학교 말이다.

한국정부와 단체의 협력을 얻는다면 그런 대학교를 미국이나 모국에 설립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김일성도 그의 자서전에서 도산을 매우 존경한다고 밝혔기에 앞으로 북한 대학교들과 교류하고 남북통일에도 기여할 수 있겠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흥사단대학교 혹은 도산대학교를 창설했으면 좋겠다. 썩은 정신으로 운영되는 대학교는 많은데 어찌하여 무실역행/인격혁명/민족개조/대공주의 등 도산의 건실한 사상으로 무장된 학교가 지금껏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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