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2013-03-14 (목) 12:00:00
불빛 나가는 창가에 줄을 쳐 놓았다
새소리와 꽃향기를 가로막고
내 집을 기둥 하나로 삼아
농부가 논두렁에 쪼그려 앉아 있다
함민복(1962-) ‘거미’전문
머지않아 농부들은 농사준비에 바빠질 것이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씨앗들이 잘 자라도록 날마다 가꾸고 지켜볼 것이다. 함민복 시인은 거미가 창가에 거미줄을 치고 날벌레를 기다리는 것을 보며 문득 거미가 농부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정성스레 아주 정교한 무늬의 거미줄을 치는 것도 그렇고 그 허공의 집에서 먹이를 기다리는 인내심도 그렇겠다. 정원의 작은 농부인 거미, 창을 열면 가장 먼저 다가오던 새소리 꽃향기보다도 먼저 시인의 마음을 끌고 있다.
임혜신<시인>